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전에 리뷰했던 댄 애리얼리와 함께 저명한 행동경제학자인 '캐스 선스타인'의 신작입니다. <넛지>와 비슷하게 그는 MIT 인지신경과학과 교수인 탈리 샬롯이라는 공저자와 함께 심리학 서적을 발간했어요. 그들은 우리가 흔히 느끼는 익숙함의 본질인 ‘습관화’를 파헤치며 삶에 적용할 새로운 관점을 선사합니다. 넛지는 하나의 방법일 뿐 이것을 누가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따라 위험성이 달라집니다. 개인의 변화를 촉발하기도 하고, 사회를 갈등과 증오로 물들일 수도 있죠. 학자들은 정신적 게으름이 가짜뉴스의 빠지는 원인이라고 경고합니다. 그만큼 삶의 활기를 빼앗는 습관화는 우리가 경계해야 할 삶의 방식이죠. 개인적으로 나이가 들면서 짜릿함보다는 지루함에 너무 익숙해지는 게 소소한 고민이었는데, 이렇게도 생각 할 수도 있구나 무척 흥미롭게 읽었어요. 행동경제학의 아이디어를 어떻게 삶 속에서 활용할 수 있는지 방법을 알려주는 한 편의 핸드북 같습니다.
책은 습관화가 어떻게 인간의 생존과 발전에 기여했는지 알려주는 흥미로운 사례들로 가득합니다. 스웨덴은 이웃 나라와 달리 좌측통행을 고집하고 있었습니다. 교통은 뒤죽박죽이었죠. 그래서 스웨덴은 법적으로 운전 방향을 모두 전환시킵니다. 사람들은 운전 방향이 바뀌자마자 기존의 익숙함에서 벗어나 신중하게 행동했고 덕분에 교통사고가 줄어들었다고 해요. 위험감수성을 위협하는 적은 바로 습관화입니다. 우리의 정신이 무의식을 달리는 자율주행 모드였던 것입니다. 하지만 이 책이 단순히 습관화를 비판하지는 않아요. 오히려 이를 어떻게 내 편으로 만들 수 있을지 알려줍니다. 싫은 일은 한 번에 몰아서 끝내는 것이 낫다거나, 반대로 즐거운 일은 중간중간 멈췄다가 다시 하면 더 큰 만족을 느낄 수 있다고 해요. 이런 일상 속의 조언은 실용적인 거 같더라고요. 그리고 짧고 자주 가는 여행이 긴 휴가보다 더 행복감을 준다는 이야기는 저도 공감이 갔습니다.
이 책이 특히 재미있었던 이유는 우리 사회와 연결된 습관의 위험성을 조명한다는 점이에요. 책 후반부에서는 익숙함이 사회적 문제를 어떻게 고착화시키는지 보여줍니다. 부당한 차별이나 잘못된 정보에도 익숙해지면서 이를 더 이상 문제로 인식하지 않게 됩니다. 꽤나 강렬하게 다가오는 사실이죠. 악한 마음은 무사유에서 피어난다는 '악의 평범성'이란 개념과도 맡닿아 있는 문제처럼 느껴지네요. 우리가 보지 않는 것을 바꿀 수 없다는 말을 들으니 저 자신부터 어떤 익숙함에 무뎌져 있는지 돌아보게 되더라고요.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부분은 "작은 거짓말을 하지 말라"는 조언이에요. 작은 거짓말이 조금씩 커지면서 가족, 친구, 그리고 사회적 신뢰까지 무너뜨릴 수 있는 신호탄이 될 수 있죠. 결국 이런 사소한 행동이 우리의 사회를 지배하는 과정은 너무나도 쉽습니다.
<룩 어게인>은 익숙함에 잠자고 있는 우리를 깨우는 도끼입니다. <넛지>는 선택 설계자들이나 정책 입안자들에게 효과적인 내용을 전달했다면, 이 책은 개인을 위한 실용서로 매우 유용합니다. 이 분야의 석학들답게 설득력 있는 연구와 실험 사례가 풍부해요. 즉시 자신의 삶과 행동을 재조명하도록 만들고, 일상 속 작은 변화가 더 나은 삶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줍니다. 저처럼 지루함에 익숙해져 있거나, 일상의 루틴을 새롭게 바꾸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어요. 더 이상 평범한 하루가 우리를 위협하지 못할 겁니다.
3줄 요약
1. 이 책은 인간의 생존과 발전에 기여해 온 '습관화' 메커니즘을 조명하면서, 동시에 무비판적인 익숙함이 우리의 인지적 경계를 흐리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합니다.
2. 단순히 습관화를 경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일상 속에서 습관화를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들을 제시합니다. 이를 통해 독자 스스로 습관화의 흐름을 조절하고 더 나은 삶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돕습니다.
3. 이 책은 사회적까지 문제를 확장하여 우리가 익숙함에 무뎌져 부당한 차별이나 잘못된 정보에 둔감해질 수 있음을 지적합니다. 마비된 일상에서 깨어나 개인의 변화를 촉구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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