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리뷰는 리뷰어스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개인적인 의견을 담은 리뷰입니다.
우리가 아름답다고 소비하는 물건들의 이면에는 어떤 역사가 숨겨져 있을까요? 제목부터 역설적이면서 도발적입니다. <아름다운 것들의 추한 역사>는 그런 물건들의 '추한' 역사를 파헤치는 매력적인 에세이 입니다. 일반적인 비문학 교양서 같으면서도 개인사를 얘기하는데 주저하지 않는 자신감을 보여주고 있어요. 저자인 케이티 켈러허는 저널리스트이자 에디터로 활동하면서 오랜 시간 아름다움과 그 이면의 문제를 탐구해 온 인물이에요. 특히 그녀의 글에는 개인적인 경험이 진하게 묻어납니다. 한때 깊은 우울증과 자살 충동으로 고통받던 그녀에게, 아름다움은 그것을 버티게 해 준 힘이었다고 해요.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녀는 이 아름다움의 뒷면에 존재하는 어둡고 복잡한 이야기들과 마주하면서 이 책을 쓰게 되었죠.
이 책은 우리가 흔히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물건들, 예를 들면 거울, 꽃, 보석, 실크, 향수 같은 것에 숨겨진 윤리적인 이슈를 끄집어내요. 샤프의 <연극이 끝난 후>의 가사가 떠오르곤 합니다. 화려한 무대의 뒤편에는 누군가의 고독이 서려있는 것처럼요. 거울은 중세 유럽에서 혁명적인 발명품이었지만, 그 뒤에는 수은 중독으로 고통받았던 장인들의 슬픈 이야기가 숨어있습니다. 실크의 매끄러움에는 어린이 노동과 환경 파괴라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고요. 우리가 사랑하는 아름다움은 대체 누구의 희생 위에 존재하는 걸까요. 소비주의는 그들을 소모시킬 뿐입니다. 재밌게도 이 책은 그들의 어두운 면만 조명하고 있지 않습니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솔직하게 이야기하면서, 아름다움에 대한 사랑과 그로 인한 내적 갈등을 섬세하게 표현해요. 실크의 어두운 면을 이야기하면서도 실크를 여전히 좋아하는 마음을 고백하는 부분에선 인간미가 느껴지곤 했습니다.
특히 저자가 역사적 사실과 사회 비판을 개인적인 경험과 함께 풀어내는 방식이 인상적이었어요. 뭔가 따로 노는 느낌 없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느낌이랄까요. 거울은 혁신적인 발명품이었다는 사실과 동시에 우리의 자아를 왜곡하는 도구가 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런 다층적인 접근 방식 덕분에 이 책은 단순히 지식을 넘어 더 깊은 성찰의 시간을 가지게 합니다. 인간의 욕망과 도덕적 갈등이 충돌하는 모습은 꽤나 묵직합니다. 그렇다고 책이 막 무겁고 딱딱하진 않았어요. 곳곳에 유머도 있고 솔직하고 편안한 문체 덕분에 잘 읽히더라고요. 개인적인 수필에 가까우니 부담스럽지 않게 읽을 수 있습니다.
<아름다운 것들의 추한 역사>는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했던 아름다움의 본질을 들춰냅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앞으로 거울을 보거나 향수를 뿌릴 때, 그 물건들이 가진 이야기에 대해 생각하게 될 것 같아요. 우리 주변의 사물들을 시작으로 삶 속에서 생각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죠. 그 영향이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이거나 이전과는 다른 관점을 가지게 된 걸 부정할 수 없을 거에요. 사회적 이슈나 윤리적 소비에 관심이 많은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합니다. 아름다움의 진실을 아는 순간, 우리는 모두를 생각하는 아름다운 소비자가 될 수 있을테니까요.
3줄 요약
1. 우리가 아름답다고 소비하는 물건들에는 종종 윤리적인 문제가 숨겨져 있습니다. 이 책은 그런 이면을 조명하여 "누구의 희생 위에 아름다움이 존재할까"라는 중요한 질문을 던져요.
2. 저자는 자신의 내적 갈등을 섬세하게 풀어내며, 역사적 사실과 사회 비판을 개인적인 경험과 함께 유기적으로 엮어냅니다. 편한안 문체로 쓰인 에세이에라 부담스럽지 않게 읽을 수 있습니다.
3. 이 책은 우리의 관점을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분명히 전과는 다른 시각으로 보게 합니다. 사회적 이슈나 윤리적 소비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특히 추천할 만한 흥미로운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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