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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위즈덤하우스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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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오래전에 국내의 한 학자가 쓴 책을 읽었다. 그 책에서 말하길 인류는 디지털 기기를 통해 감각의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나. VR기기나 휴대폰으로 더 넓은 범위의 감각을 인지한다는데, 그땐 그 말이 맞는 것 같기도 하면서도 내심 영화에서 보던 디스토피아 세계에 가까워진 것 같아 씁쓸했었던 기억이 있다. 인류는 오스트랄로 피테쿠스에서 호모 사피엔스까지 진화했으나 더 이상 그 자체로는 나아질 수 없고 앞으로는 인공 기물에 의해서만 가능하다고!
하지만 지구 어딘가에서는 '인공물'이 아닌 '자연물'에서 영감을 얻어 인간 감각의 가능성을 보고 있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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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퍼드대 동물학 석사를 받고, 『이기적 유전자』 리처드 도킨스 밑에서 수학한 재키 히긴스의 『감각의 신세계』는 다른 종에서 발견한 '감각의 신세계'를 인간의 가능성으로 연결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마치 우리가 접하는 서번트 증후군처럼 다뤄지는 동물들과 비슷한 수준의 감각을 가진 인간의 사례는 극단적이고 예외적인 경우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재키 히긴스의 설명을 읽으며 잘 생각해 보니 그렇게까지 터무니없는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 공작사마귀새우의 눈에서 최고의 색각을 발견하고, 전색맹 탐구를 지나 완벽한 사색형색각자를 찾는 과학자들의 연구를 보며 모 게임 유저들이 유독 색깔의 미세한 차이를 구별한다는 이야기가 떠오르기도 하고, 골리앗 메기의 초미각을 다루는 부분에서 초미각자는 기름진 음식이 느끼하고 고약하게 느껴진다는 서술에 치즈와 버터를 먹지 못하는 내가 설마 초미각자는 아닌지 의심했었다.
큰공작나방과 페로몬을 다루는 장에서는 광고를 볼 때마다 헛소리나 과장이 아니냐며 웃어넘겼던 페로몬 향수의 효과를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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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감지할 수 있는 범위는 전자기 스펙트럼의 10조분의 1에 불과하다.
만약 그 범위를 확장해 방울뱀처럼 적외선 열을 느끼고,
꿀벌처럼 자외선을 볼 수 있다면?
메기의 미각, 별코두더지의 촉각, 치타의 평형감각을 경험할 수 있다면?
쇼가 마주한 기묘한 생명체와 더 기묘한 감각에 마음을 열 수 있다면?
─ P.445
기초교육과정 졸업하고 이따금씩 과학 교과서가 개정되어서 예전에 알던 정보가 틀렸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내가 배웠던 혀의 맛 지도가 틀린 것이 되었고 지금은 달라진 연구결과로 학습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걸 듣고 나니 어쩐지 내가 느끼는 맛이 조금 달라진 것 같기도 한 게, 이게 카를 만하임이 말하는 '지식의 존재구속성'인가 싶기도 하다. 벼룩도 상자에 가둬놓으면 더 높이 뛸 수 있음에도 딱 상자만큼의 높이밖에 못 뛰게 된다고 하지 않던가. 인간도 이 책에서 나오는 경이로운 열두 종의 생물처럼 더 진화된 감각을 다루는 일이 현실이 될지도 모른다. 지금까지는 상상하지 못했던 그런 가능성의 윤곽이 조금 더 선명히 그려지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