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구 트레이닝 코치의 책이다. <뛰지 마라, 지친다>의 제목에서 하는 말은 야구 선수에게 하는 얘기다. 선수에게 뛰지 말라니 의아할 수 있겠지만, 책을 읽어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운동 선수라고 하면 누구나 땀나도록 훈련하고, 자신의 한계를 뛰어 넘어 불가능에 도전하는 것을 상상하기 쉽다. 하지만 그런 무조건적인 땀방울 만이 해답이 아니라는 것을 책이 말하고 있다. 프로선수가 슬럼프에 빠지면 주위에서 열심히 하지 않아서, 노력하지 않아서 그렇다는 소리를 듣는단다. 성정이 나오지 않는다면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더 많은 연습을 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는다고. 하지만 저자는 그럴 때 일수록 더욱 열렬히 쉬어줘야 한다고 말한다. 마라톤과 같은 경기에 제대로 된 쉼 없이 계속해서 스스로를 몰아붙인다면 지쳐서 경기에서 본 실력을 보여줄 수 없다는 거다.
이 책은 전체에 걸쳐 '야구'를 소재로 삼고 있지만, 내용만큼은 야구 선수가 아니더라도 모두에게 적용된다고 느꼈다. 읽는 내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았고, 우리가 삶을 대하는 태도에 있어서 조언을 구할 수 있었다. 큰 일을 앞에 두면 '컨디션 조절을 잘 하라'는 이야기를 하곤 한다. 이때 컨디션 조절이 바로 잘 쉬고 중요한 때에 너의 실력을 잘 보여주라는 말이다. 그것이 운동이 될 수도 있고, 시험이 될 수도 있고, 중요한 면접, 프리젠테이션이 될 수도 있겠다. 하지만, 큰 일을 앞에 둔 상황이 된다면 누구나 불안감에 못이겨 평소보다 더 많은 운동을 하고, 밤을 새며 공부를 하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답변을 준비하곤 한다. 어떨 때는 그 많은 연습이 더 큰 긴장을 몰고와서 실전에 도움이 되지 않을 때도 있다. 그럴 때 마음을 조금 내려놓고 제대로 쉼을 갖는다면 어떨까. 좀 더 여유로운 마음으로 인해 나의 실력을 최고로 끌어 낼 수 있고, 상대방에게 나의 여유로운 모습으로 인해 더 좋은 인상을 남길 수도 있을 거다.
<뛰지 마라, 지친다>는 야구 선수들에게 직접적으로 야구를 대하는 이야기를 던져주고 있지만, 사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삶을 좀 더 여유있게 지치지 않고 잘 살아가길 이야기 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