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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나의 서재 - alladin
  • 생각 좀 하고 말해줄래?
  • 황인선
  • 12,600원 (10%700)
  • 2018-03-13
  • : 187

'워딩 파워'라는 말이 책의 곳곳에 등장한다.  워딩 파워란, 언력(言力)을 말하며, '생각이 말과 글로 나타나는 힘, 생각력'이라고 저자는 일컫는다. ​
ㅡ 워딩 파워는 단순한 말의 힘이 아니다. 생각하는 힘이다.
....
워딩 파워는 생각하는 개념력과 표현하는 힘 두 가지 모두를 지녔을 때 발휘된다. ( 7쪽, 서문 )


ㅡ 워딩 파워 뒤에는 생각의 힘이 있다.
...
말만 잘하는 사람은 주위에서 경계하는 대상이 될 수도 있고, 글쓰기에만 능한 사람은 남에게 부림을 당하기 쉽다. 그러나 생각(콘셉트)의 힘이 강하여 워딩 파워가 막강한 사람은 세상을 바꾸는 리더가 된다. ( 11 쪽, 서문 )​


맨 앞쪽에 '세상을 뒤흔든 워딩 파워의 사례'라고 나왔는데, ' 한류, 김영란법, 아이돌, 동안 열풍, 강남스타일 / 스마트폰, 소셜, 사이버, 블루오션, 윈윈 전략, 무인양품, 인공지능' 등의 단어들이 적혀있다.
쉽게 사용했던 이 단어들이 '워딩 파워의 사례'라고 하니, 조금 새롭게 느껴진다. 이러한 단어들을 의도적으로 만들고 개발한 사람이 있다는 의미가 아닌가.


총 3부로 구성된 이 책에는, 여러 기업이 사용한 다양한 워딩에 대해 이야기한다. 나는 1부가 특히 재미있었는데, 맨 처음 등장하는 골프장 이야기부터 흥미로웠다.
최근 골프에 몰두한 한 사람이 있다. 점수를 내기 위해 ( 실력을 향상하기 위해?) 무척 열심히 골프를 한다.  그런데 이 책에 등장한 골프장의 내부 글귀는, 무척 경쾌 발랄하여, '골프에서 재미 찾기'를 이끌어낸다.  ​
ㅡ "골프를 잘 치면 지갑이 좋아하고, 골프를 못 치면 동반자가 좋아한다."  이 글들에는 어떻게 하면 골프를 잘 칠 수 있다 와 같은 지시는 없다. 취미로 하는 운동이니 즐기라는 배려가 담겼다. 나는 그것을 '즐거움 마사지 효과'라고 부른다. ( 18쪽 )​

'즐거움 마사지 효과'라니, 무척 매력적인 표현이며, 그것을 한 번쯤 제대로 느끼고 싶어진다.


여러 종류의 워딩에 대해 사례를 실어놓았는데, '좋은 워딩, 나쁜 워딩'을 말한다. 나쁜 워딩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다. ( 10대들의 이상한 줄임말들. 부정적인 표현과 부정적인 줄임말들. 좋지 않은 말은 사라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여기서는 적지 않는다. )  

미세먼지, 중금속 먼지 이야기는 솔직히 말해서 쇼킹, 그 자체였다.  그냥 모래먼지(?) 등으로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 무척이나 심각한 '중금속 먼지'였다니.
나는 이제껏, 속고 있었단 말인가???!!​
ㅡ 다음의 언어를 비교해보면 미묘한 단어 선택이 얼마나 큰 차이를 불러오는지 알 수 있다.
늙은 수탉 ㅡ 액티브 시니어
여편네 ㅡ 허니
항암제 ㅡ 독약
미세먼지 ㅡ 중금속 먼지
고 대리 ㅡ 고 프로
....
언론과 기상청은 중금속 먼지를 미세먼지라는 표현으로 위험한 실상을 속이고 있따. 미세라는 말은 '사소한'이라는 의미로 들리나 사실은 치명적인 발암 먼지이다.
...
항암제 병에는 해골이 그려져 있다. 독약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성분을 고려해 곧이곧대로 항암 독약이라고 하면 환자들은 사용을 신중하게 재고할 것이다.
( 145 ~ 146 쪽 )​


기원을 찾는 네이밍 전략 부분에서 저자가 제안하는 여러 가지 네이밍(워딩)들이 있었는데, 어떤 것은 (내 생각에) '너무 무리다, 너무 멀리 갔다' 싶은 것들도 제법 있었다. 
냉장고 '딤채'에 대해 이야기하며, 김치의 어원에  알려준다.  침채 > 팀채 > 딤채 > 짐채 > 김채 > 김치,  라는 식으로 달라져왔다고 한다.  즉, 김치냉장고 '딤채'는 김치라는 단어의 어원, 기원을 찾고 있다는 것이다.  ( 침채 : 채소를 담근다 )


저자는 기원에 대해 이야기하며, '이태원'에 대해서도 말한다. 이태원의 뜻이 그렇게 슬픈지 전혀 몰랐었다. 저자는 이태원의 기원을 살려보자고 주장하는데, 나는 살짝 반대하는 입장이다. 굳이, 그렇게 우울하고 슬픈 이야기를 널리 알려야 하는가,라는 입장이다. ( 그렇다고 그 이야기를 덮어버리거나, 무시하자는 것은 아니다. 다만, 자랑할만한 거리는 아니라는 의미이다.) ​
ㅡ  도대체 '태가 다른' 원이란 무슨 뜻일까? 임진왜란 때 왜구들에게 겁탈당해 아이를 낳은 여자들이 모여 살 수밖에 없었던 아픔을 간직한 곳이다. 그러나 현재 이태원 어디에도 그 역사를 드러내는 워딩 파워는 없다. ( 202 쪽 ) 
이태원의 어원 이야기를 들으며, 환향녀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고, 사람들의 편견과 편협함, 약자를 보듬을 줄 모르는 사람들,  이상한 잣대를 가진 유교사회에 대해서도 다시금 생각해 본다.


이 책을 통해, 저자의 이야기를 통해, 말의 어원 찾기, 기원에 대한 호기심이 생긴다. 한글, 한자, 영어 등 단어의 기원 orgin 에 대해 알면, 무척 즐거울 것 같다.



욕구의 하위 레벨과 상위 레벨이 있듯이, '욕망의 중개자 사다리'에도 하위 레벨과 상위 레벨이 있다고 한다. 이 부분이 꽤나 독특했는데, 유심히 생각해보면 이른바 '명품'이라는 이름이 붙은 수백 년을 이어가는 제품들에는 '상위 레벨의 욕망'을 표현하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나심 탈레브'의 이야기를 하면서 '프래질/ 안티프래질,  GMO'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부분도 꽤나 인상 깊었는데, 내가 GMO, 화학물질(식재료에 사용되는 방부재, 인공색소 등) 등에 관심이 많기 때문이다.
지금 현대사회에서 안티프래질한 식재료가 어떤 것이 있을지, 잠시간 고민해보지만 딱히 떠오르지 않아 슬플 따름이다.  ( 물, 공기, 토양이 모두 상당 부분 오염되었으니, 거기서 자란 식재료들도 ... )


'니치 대통령'이라는 소제목을 보고 처음에는 '나치'로 잘못 보았다. (내가 '니치'라는 단어를 처음 들어서그런 모양이다 ) 
( 니치 : 마케팅에서는 '세분화된 작은 시장'이라는 뜻으로 쓰인다고 함 )   

 



드라마 <다모>의 명대사, '아프냐? 나도 아프다'에 대한 저자의 해석을 보면서 나는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어?? 저렇게 해석할 수도 있네'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던 것이다.
나는 그 대사를 이렇게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아프냐? (네가 아프니까 내 마음도) 나도 아프다"  : 이것이 내가 받아들인 방식이다. ( 당신이 아프면 내 마음도 아프다 )

그런데 저자는 이와 같이 받아들이고 있다.
"아프냐?  ( 내 몸도 ) 나도 아프다. " ​

같은 드라마를 보았고, 같은 대사를 들었는데도 받아들이는 감성이 이렇게 다를 수 있다니, 무척 신기한 느낌이다.  나와 저자가 그러하듯이, '같은 상황을 다른 식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왕왕 있을 것 같다.  

처질의 이야기를 들으며, 웃음이 절로 나왔다. 나는 처칠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 책에 실린 처칠의 유머 예를 들으며, 처칠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유머는 확실히 사람을 보다 매력적으로 만들어주는 어떤 것이 있는 듯싶다.


생각력, 표현력, 워딩 파워, 글쓰기, 제목 붙이기 등 여러 가지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다양하고 많은 사례를 볼 수 있었다. 

 

 

 

 

사진과 함께한 서평은 블로그 참고 : http://xena03.blog.me/221231415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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