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함께 <고궁빌라에는 킹콩이 산다>를 읽었어요.
층간소음을 소재로 한 이야기인 것 같아 조금 유쾌하고 재미있는 생활동화일 거라 생각했는데,
읽다 보니 예상하지 못했던 부분에서 더 기억에 남는 책이 되었어요.
책은 고궁빌라에 사는 이웃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흘러가요. 카랑카랑한 목소리의 반장 아줌마, 군인 출신 성택씨, 날렵한 순곤씨, 귀가 어두운 95세 할아버지가 살고 있어요.
세영이 고궁빌라에 사는 할머니네 들어가면서 아랫층 작가선생님과 층간소음 때문에 예민해지고 오해도 생기지만, 결국은 서로를 이해하고 마음을 나누게 되는 이야기예요.
소재 자체는 요즘 아이들도 익숙하게 느낄 만한 이야기라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부분이 있었어요.
다만 읽다가 조금 당황했던 장면도 있었어요.
아직 저희 아이는 생리대 같은 단어까지는 따로 설명해 준 적이 없었는데, 책 속에서 그 단어가 나오더라고요. 괜히 아이가 물어볼까 신경 쓰이기도 했고요.
결국 간단하게 설명을 해주게 되었어요.
“여자 몸은 자라면서 아기를 가질 수 있게 준비를 하는데, 그 과정에서 한 달에 한 번씩 피가 조금 나오는 때가 있어.그걸 생리라고 하고, 그 피가 옷에 묻지 않게 사용하는 게 생리대야.”
사실 책보다 제가 더 긴장했던 순간이었던 것 같아요. ㅋㅋ
솔직히 말하면 이야기 자체가 엄청 재미있지는 않았어요.
읽으면서 크게 몰입되는 느낌보다는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책이구나” 하는 느낌에 가까웠어요.
그래도 인상적이었던 건 서로의 안부를 걱정하고 마음을 나누게 되는 모습은 지금 아이들은 겪지 못하는 모습이라 새롭게 와 닿았던 것 같아요.
요즘은 같은 아파트에 살아도
누가 사는지 잘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런 모습들을 떠올리게 하는 부분도 있었어요.
아이와 함께 책을 읽다 보면
내용보다도 예상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나누게 될 때가 있는데, 이번 책도 그런 시간으로 남은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