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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지하철

<아저씨 우산>의 사노 요코 그림책.

<세상에 태어난 아이>는 세상에 태어나지 않았던 아이가, 어느날 세상에 태어난다는 이상스런 이야기이다.

세상에 태어나지 않은 아이는 사자도 모기도 고양이도 개도 아무 상관이 없다.

그래서 다른 여자아이의 개가 물어도 하나도 아프지 않다.

그런데 그 여자아이는 세상에 태어나지 않은 아이의 개에게 물려 울고, 엄마를 부른다.

엄마는 여자아이에게 반창고를 붙여준다.

그러자, 세상에 태어나지 않았던 그 아이는, 반창고가 붙이고 싶어졌다.

그래서 아이는 세상에 태어나게 된다.

엄마, 반창고 붙여주세요!

엄마는 개에게 물린 자리에 반창고를 붙여주고, 아이를 도닥여준다.

그리고 세상에 드디어 태어난 아이는, 가서 자랑한다.

내 반창고가 더 예뻐!

 

'어떠어떠한 아이'라는 주어가 길어서 읽어주기 조금 뭐한 구석이 없지 않았다.

읽고 나자, 세상에 태어나지 않은 아이란, 세상에 태어나지 않았으면 ... 하고 바랐을

화가 난 아이임을 알 수 있었다.

고로 이야기의 주인공은 화가 나서, 이 세상엔 태어나고 싶지도 않았던, 부루퉁한 아이다.

사실 아이들은 태어나고 싶어서 세상에 태어나는 건 아니다.

사람이 태어나는 일은 운명처럼 또는 우연처럼, 아니면 사고나 가족 계획인 경우도 있겠지...만

아이의 뜻은 아닐 것이다. (유전자나 세포에도 의지가 있을까?) 

 

화가 나서, 세상 만사가 다 상관 없고, 태어나고 싶지도 않았던 아이들의 마음을 돌려주고 싶은 마음.

작가의 마음일 것이다.

심리학적으로 아이들에게 웃음을 주는 스토리.

단순하고 강렬한 그림과 어울린다.  

마치 아이가 그린 것 같은 느낌.

 

<아저씨 우산>에서 사노 요코는 적극적인 삶에 대해, 비를 맞는 우산에 빗대어 이야기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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