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도, 언제나 자기 존재의 깊이를 느낄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며, 세계 어느 곳에서라도 누군가에게 부정이 행해지지 않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이것은 혁명가의 자질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다.--쪽
물레방아를 향해 질주하는 돈키호테처럼 나는 녹슬지 않는 창을 가슴에 지닌 채, 자유를 얻는 그날까지 앞으로 앞으로만 달려갈 것이다.--쪽
누구에게나 내재해 있는 자신감은 제때를 만났을 때 완전히 발휘된다. 이 일로 인해 나는 세상세서 가장 잘난 인간이라는 자부심을 갖게 되었다.-279쪽
정부군의 대공세는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군인들에게 게릴라들은 도무지 눈에 띄지도 않고 붙잡을 수도 없는 유령 같은 존재였다. 사실 지형에 대해 완벽하게 알고 있는데다가 자기들끼리만 통하는 연락용 암호 덕분에, 마구 고함을 질러대기만 하는 적들에 비해 훨씬 더 신중함을 가질 수 있었다. 마구 고함을 질러대고 자신들의 위치를 무전기로 알리고 처음부터 불을 피우는 군인들의 모습은 게릴라들을 안심시켰다. 그에 비해 게릴라들은 낮은 소리로 중얼거리거나 속닥거리기만 해도 되었다. 또한 그들은 숲 속에서 훤하게 드러나는 공간이 나타나면 일렬로 서서 각각의 간격을 가급적 멀리 두고 행진하는 태도가 몸에 배어 있었다. 이것은 혹시 있을 적의 공습에 대비하여, 뭉쳐 있지 않음으로써 표적을 흐트러뜨리려는 계산에서였다.-342~343쪽
인간은 태양을 향해 당당하게 가슴을 펼 수 있어야 한다. 태양은 인간을 불타오르게 하고, 인간의 존엄성을 드러내준다. 고개를 숙인다면 그는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잃게 되는 것이다.--쪽
그의 삶이 극적이었던 것은 언제나 '지금, 여기'의 삶을 살았기 때문이었다.--쪽
젊은 공산주의자의 의무는 본질적으로 새로운 인간형의 완성입니다. 새로운 인간형의 완성이라는 말은 최고의 인간에 접근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 최고의 인간은 노동과 학문, 이 세계 모든 민중과의 부단한 연대를 통하여 정제된 인간입니다. 이 지구상 어디선가 무고한 목숨이 꺼져갈 때 함께 고통을 느낄 수 있으리만치 감성이 계발되어 있으며, 자유라는 깃발 아래 분연히 일어설 줄 아는 인간입니다.--쪽
UPI 보도를 근거로 『라 라존』지에 실린 기사에는 아이젠하워 대통령의 동생이었던 밀턴 아이젠하워의 "라틴아메리카의 독재자들에 대해서는 냉정한 태도를 견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그의 주장은 바티스타의 망명을 받아준 도미니카의 트루히요나 파라과이의 스트뢰스너, 그리고 니카라과의 소모사를 겨냥한 암시이기도 했다.-433쪽
"우리 시대가 당면한 문제는, 기층민중을 헐벗게 만드는 자본주의와 먹고사는 문제는 해결할지 몰라도 자유를 억압하는 공산주의 중에서 택일해야 한다는 점이다. 자본주의는 인간을 제물로 삼는다. 한편 공산국가는 자유에 관한 한 전체주의적인 개념 때문에 인간의 권리를 희생시킨다. 우리가 그 어느 것도 일률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의 혁명은 쿠바만의 주체적인 혁명이어야 한다."라고 카스트로는 썼다.-441쪽
"이 방에 경제전문가가 있소?"
그러자 한 사람이 손을 번쩍 들었다. 체 게바라였다.
"좋아, 그렇다면 지금부터 자네가 국립은행 총재네."
체 게바라는 어안이 벙벙해질 수 밖에 없었다. 그는 "이 방에 공산주의자가 있소?"라고 묻는 줄 알았다는 것이다.(경제전문가인 'economista'를 공산주의자인 'communista'로 들었다는 얘기)-455쪽
마르크스의 가치는 그가 사회사상사에 급격한 질적 변혁을 창출했다는 것이다. 그는 '역사'를 해석하였고 그 역동성을 이해했으며 미래를 내다보았다. 그가 탁월하였다는 것은, 학문적 의무가 정지할 수 있었을 그 지점에서 다만 예측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혁명적 개념을 세웠다는 점에서이다. "자연을 해석하기만 해서는 안 된다. 그것을 변형시켜야 한다."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의 노예나 도구로 머물지 않기 위해서 인간은 자기 자신의 의도에 따라 그것을 변형시켜 재조직해야 한다. 그 순간부터 마르크스는 과거를 고정시키려는 특별한 의도를 갖는 일체의 것을 적대시하는 입장 속에 자신을 규정하기 시작한다.-491쪽
소비재는 바로 삶의 법칙이자 궁극적으로는 의식의 주된 요소이기도 하다. 다른 체제의 옹호론자들에게는 말이다. 그러나 우리가 볼 때 물질적 자극과 의식은 서로 화해할 수 없는 용어처럼 보인다.
체의 마르크스주의에는'신성함'이란 게 없었다. 더 나아가 이론조차도 문제 삼아야 할 때는 그렇게 해야 했다.-529쪽
"길이 없다 하여도 계속 앞으로 나아가면 스스로 길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58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