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그 때 그 집(?)
쌀보리 2002/07/22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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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로는 어릴 적부터 아파트라는 건물에 살고도 남았을 법한 여전히 젊은(?) 세대지만, 권윤덕님이 만든 '만희네 집' 을 보고 있노라면 결코 현대적이지도, 그렇다면 구식이지도 않은 이 책 안의 세세한 집구조 및 모습들이 어린 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이런 구조와 분위기인 나의 집을 장만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결혼하면 분가하는 것이 추세인 요즘에 좁은 연립 주택에서 만희 할아버지, 할머니가 살고 계시는 단독주택으로 들어가기 위해 이삿짐을 싸는 만희와 만희 엄마의 모습이 이 책의 첫 장면이다. 만희네 연립 주택과 이사갈 집까지 연결되어 있는 약도는 아이들 손길을 따라 옮기어져 갈 수 있게 그려져 있어 거리상 그 길이를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게 해놓았다. 이제는 만희네 집이 된 할아버지,할머니 집은 온갖 꽃들과 몇 마리의 개들도 집 울타리 안 풍경속의 하나이다.
1층엔 너른 마당과 화단, 오래된 자개농이 들여져 있는 할머니, 할아버지 방, 개들도 냄새를 좇아 들어오고 싶어하는 개조된 입식 부엌이 있고 마루까지 각종 장난감을 어질러 놓고 놀고 있는 만희의 방,살림만 들여져 있는 작은 방, 울긋불긋 옛날 타일을 깔아놓은 욕실겸 화장실이 1층의 방 구조이다.
또, 지금은 거의 사라진 뒷마당에 광과 장독대가 있어 이 집의 건평은 상당하리란 생각을 더해준다. 2층은 욕실 곁에 나 있는 계단을 통해 올라가게 되어 있지만, 아빠 서재로 쓰이는 방 달랑 하나라 옥상이라 부른다. 옥상엔 할아버지께서 가꾸시는 작은 야채밭이 있고, 젖은 빨래가 바짝 마르도록 빨래줄이 옥상 한 쪽에 걸려있어 만희는 널려있는 이불 사이로 헤엄쳐 돌아다닌다.
만희네와 똑같은 구조의 집에서 살아보진 않았지만, 이불에서 나는 햇빛냄새에 포근함을 느끼며 편안히 잠든 만희의 모습을 보니, 비슷한 경험 때문에 웃음짓게 만드는 정감어린 그림책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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