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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신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해내었다는 대사가 인상깊게 다가온 이 비디오는 실은 책을 먼저 접하였다. 그러나, 책이건 비디오건 실상 똑같은 감동과 느낌을 줄 뿐이었다. 어찌 생각해 보면 책을 통해 막연하게나마 느껴지던 양치기 노인 '엘제아르 부피에'의 30년여 간의 나무 심기를 눈으로 확인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 셈이다.

절대 고독의 세계속에서 정성스레 고른 100여개의 도토리를 천천히 쇠막대기로 구멍을 내어 나무 심기를 꾸준히 이행해 갔던 그 노인의 위대한 성실함과 끈기는 도대체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의아했었다. 그런데, 이제 인생의 황혼의 열차를 잡아타려는 오십 오세란 나이는 그에게 시작도 끝도 아닌, 과거도 미래도 아닌 현재였던 것이다.

현재! 아들과 아내를 잃은 과거의 상처에 연연해 하지 않으며, 앞으로 다가올 미래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현재의 삶에 자신을 파묻으며 살아갔던 것이다. 나무를 심으면서....... 나무 심기를 통해 어떠한 결과나 그 결과에 대해 어떠한 만족도 기대하지 않으면서 삶의 터전인 메마른 황무지를 깊고 푸르른 거대한 숲으로 만들어갔던 것이다. 그로 인해 마을 사람들의 행복까지도 만들어 주었던 것이다.

이 소박하고 늙은 노인에게서 그러한 능력을 발견할 수 있었던 이 비디오를 통해 창조란 오직 신만이 할 수 있다는 절대 믿음에서 벗어나 모든 인간에겐 행복을 만들어 낼 줄 아는 무한한 능력이 있다는 희망을 가지게 되었다. 엘제르 부피에, 그가 마을 사람들에게 웃음과 행복을 주었듯이 그는 나에게 '희망'이란 단어를 안겨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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