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하지 못한 아이들!
쌀보리 2001/08/19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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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생일파티가 공통적으로 주말인 토요일에 열리는 것은 이제 일반화되어 가고 있다. 더군다나 '초대받은 아이들'의 주인공 민서처럼 음력 생일을 따져가며 평일에 생일파티를 연다는 것은 보통 학원 서너개씩 다니는 아이들의 스케줄에 차질을 줄 수도 있다. 햄버거 가게나 게임방에서 대신 생일파티를 여는 아이에게 초대받았다는 것은 함께 하루를 재미있게 보낼 수 있다는 것 뿐만 아니라 자신이 외톨이가 아닌, 인기 있는 아이라는 사실을 증명해 주는 기회이기도 하다.
유머감각과 아이들을 주름잡는 카리스마적인 분위기를 가진 성모라는 친구의 생일파티에 초대받고 싶어하는 민서의 마음을 바로 짝사랑이라는 단어로 표현하고 싶다. 그래서 늘 성모의 모습을 스케치북에 담아내며, 자신의 이름이 넣어진 성모의 생일 초대장을 그토록 받고 싶어했는지도 모르겠다.
성모가 민서의 마음을 이해하며 우정을 다짐하는 장면으로 결말이 날 거라는 나의 예상을 뒤엎고 성모는 끝까지 민서의 진심어린 우정을 이해하지 못한다. 성모에겐 민서말고도 다른 친구들이 많았으니, 그들과 하루를 게임방에서 즐기는 일이 우선이었을 것이다. 정말로 성모는 민서 엄마의 말처럼 민서처럼 괜찮은 친구를 알아보는 눈이 없는 아이였다.
민서가 선물한 그림 공책이 아이들의 낙서장으로 변해가도 개의치 않았던 성모의 무심한 행동 때문에 민서가 속상하기도 했겠지만, 기영이라는 진실한 친구를 다시 얻을 수 있도록 이야기의 결말이 맺어져 한결 마음이 놓였다.
아이들의 우정도 어른들의 우정을 닮아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 비싼 선물을 주어야만, 상대방의 너스레에 익살스럽게 대꾸해야만 관심갖고 인정해주는 것 같아서다. 민서나 기영이가 준비한 마음과 정성이 담긴 선물에 인색하게 고마워하고, 금방 싫증내는 것 같아서다.
이 책을 통해 친구의 진심을 알아보고 소중히 여길 수 있는 그런 심성을 아이들이 길러갔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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