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허니 팬케이크
  • 방과후 양호실 10
  • 미즈시로 세토나
  • 3,420원 (10%190)
  • 2008-04-19
  • : 45

주인공 이치죠 마시로는 상냥하고 다정한 남자로 교내에서 인기가 많다. 그러나 마시로의 웃는 얼굴 뒤엔 아무도 모르는 비밀이 하나 있는데…바로 생.리.통.으로 인한 고통. 마시로는 엄청난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다. 바로 상반신은 남자고 하반신은 여자라는 것. 스스로는 자신이 남자라고 굳게 믿고 있지만 이따금 자신의 몸을 볼 때마다 좌절하고 만다. 그러던 어느 날, 이상한 양호선생님의 부름으로 지하실에 있는 양호실에 불려가게 되고 일주일에 한 번 방과후에 양호실 수업이란 걸 하게 된다. 양호실 침대에 누워 잠을 자면 양호실 수업은 시작되고 그 꿈이 수업 내용이다. 양호실 수업 안에서는 누구나 자신의 진실된 모습으로 나온다고 한다. 갑옷을 입고 무차별 살인을 하는 사람. 손과 팔로만 이루어진 사람. 비옷을 입고 우산으로 남자를 찔러 죽이는 사람. 얼굴이 뚫려있는 사람. 검은드레스를 입고 곰인형을 들고다니는 사람. 마시로는 남자면서 여자교복을 입고 나온다. 이건 마시로가 자신의 성정체성에 대해서 혼란을 가지고 있다는 증거. 학교를 졸업하려면 양호실 수업에서 나오는 열쇠를 찾아야 한다. 3학년 생활이 끝나도 양호실 수업에서 열쇠를 찾지 못하면 평생 학교에 머무를 수 밖에 없다. 그 열쇠는 대개 수업에 참여중인 사람들의 몸 속에서 나온다. 양호실 수업 속에서 만난 사람들과 마시로의 현실에서의 만남. 그리고 그들이 가진 추악한 과거. 모두들 꿈 속에서 과거와 현재 사이에서 싸우고 있는 것이다. 마시로가 남자와 여자 사이에서 싸우고 있는 것처럼. 양호실 수업을 하다 만나 마시로의 비밀을 알고 있는 후지시마 쿠레하(女)와 어떻게 알게 된 건진 모르겠지만 마시로의 비밀을 알고 있는 미즈하시 소우(男). 둘 다 마시로에게 좋아한다고 한다. 마시로는 자신이 남자니까 쿠레하를 선택해야 한다며 쿠레하에게 가지만, 마음은 소우에게 간다. 소우를 선택하면 여자, 쿠레하를 선택하면 남자로 남는 것이다. 마시로의 이상한 신체와 방과후 양호실 수업으로 인해 일어나는 학교생활 사춘기성장 다크판타지.  

'20세기 소년'을 다 읽고 나서 이렇게 스케일 큰 만화를 보는 건 처음이다. 그것도 순정만화로. 마지막 권을 보면 모든 게 어지럽다. 마치 한 편의 반전 영화를 본 것처럼. 1권서부터 마지막권까지 흐트러짐없이 하나까지 완벽하게 짜여져 있었다. 마치 작가에게 휘둘린 것 같은 기분. 그 때 그가 말했던 말이 이런 뜻이었고 그 복선이 이런 결말을 뜻한거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결말이 허무한 것도 좋다. 텅비게 된 허무한 머릿속을 의문과 상상으로 꽉 채워주니까. 결말이 허무하다고 결말까지의 내용이 사라지는 건 아니니까. 이런 만화는 결말이 허무하기 마련이다. '20세기 소년'도 그런 점이 없지 않아 있었고 어차피 예상하고 있었던 거니까. 다시 한번 1권부터 읽어보기로 결심했다. 그러면 좀 더 수월하게 읽으면서 여유를 가지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난 이렇게 영화적인 요소가 있는 만화를 좋아한다. 보고 있으면 가슴이 쿵쾅쿵쾅 뛴다. 컷 하나 하나에 빠져들게 된다. 그리고 그 만큼 여운이 많이 남는다. 봤던 걸 자꾸 들춰보게 되고 심지어 꿈에서도 나올 때가 있다. 그건 아직도 내가 이 책을 놓지 않고 계속 마음에 품고있다는 거겠지. 정말, 정말 가슴에 계속 품어두고 싶다. 한 권, 한 권 감동과 교훈이 들어있는 만화책이다. (읽다가 울 뻔도 했다) 이거, 일본에서라도 영화화되지 않으려나…. 그럼 정말 멋있을 텐데…. 하아, 자꾸 생각난다. 내 머릿속을 지배하는 것 같다. 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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