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을 전공했지만 여행을 하고 싶어서 양치기가 된 산티아고. 그는 어느날 밤 오래된 교회에서 멋진 꿈을 꾸게 된다. 피라미드 밑에서 보물을 찾는 환상적인 꿈. 산티아고는 그 꿈이 범상치 않다고 생각해서 해몽을 잘 한다고 소문난 집시를 찾아간다. 집시는 그 꿈의 내용을 듣고 제안한다. 그 꿈은 실제로 일어날테니 어서 피라미드 밑의 보물을 찾으러 가라고, 그리고 해몽을 해준 자신에게 그 10분의 1을 달라고. (이런 약삭빠른 집시같으니!) 어쨋든 산티아고는 그 후 살렘의 왕 멜키세덱을 만나게 된다. 멜키세덱은 산티아고에게 표지를 따라가서 자아의 신화를 이루라고 말한다. "자네가 무언가를 간절히 원할 때 온 우주는 자네의 소망이 실현되도록 도와준다네." 그래서 산티아고는 무작정 양을 팔고 아프리카로 향했다. 그러나 그를 기다리고 있던 건 사기꾼. 아랍어를 하지 못하는 그는 첫날 바로 사기를 당해 재산을 잃고 만다. 빈털털이가 된 산티아고, 그가 할 수 있는 거라곤 다시 돈을 벌어 피라미드의 보물을 찾으러 가는 것. 그래서 그는 그곳에 있는 크리스털 가게에서 일을 하며 아랍어를 배운다. 표지를 따라가는 능력이 나름 좋아져서 돈을 많이 벌게 됐다. 1년 후, 그는 재산을 많이 모았다 생각하고 연금술사가 있다는 파이윰으로 떠난다. 그리고 그곳에서 처음 만난 파티마라는 여인과 사랑에 빠지게 된다. 이 때, 사랑과 자아의 신화에 대한 내적갈등이 생기지만 산티아고는 자아의 신화를 선택했다. 그녀도 그러길 바랬고. 우여곡절 끝에 피라미드에 도착한 산티아고. 그러나 피라미드 밑엔 아무것도 없었다. 절망감에 휩싸인 산티아고. 그를 다시 일으켜준 것은 다름아닌 지나가던 병사의 충고 한 마디. "지금 네가 쓰러져있는 바로 그 자리에서 나 역시 이년 전 쯤 같은 꿈을 두 번 꾼 적 있지. 꿈속에 스페인의 어떤 평원을 찾아갔는데, 거기 다 쓰러져가는 교회가 하나 있었어. 근처 양치기들이 양떼를 몰고와서 종종 잠을 자던 곳이었어. 그곳 성물 보관소에는 무화과 나무 한 그루가 서있었지. 나무 아래를 파보니 보물이 숨겨져 있지 않겠어. 하지만 이봐, 그런 꿈을 되풀이 꾸었다고 해서 사막을 건널 바보는 없어. 명심하라구." 이렇게 산티아고는 자신이 꿈을 꾸었던 장소인 오래된 교회에 가서 보물을 찾는다. 그리고 사랑하는 여인, 파티마에게 돌아간다.
맨 처음 읽었을 때는 뭐랄까, 조금 허무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이 있다면 파울로 코엘료가 산티아고와 파티마의 첫 만남과 산티아고의 감정을 다룬 부분. 하나같이 표현들이 참신하고 좋았다. 몇 줄 뽑자면…, 「순간, 시간은 멈춘 듯 했고, 만물의 정기가 산티아고 내부에서 끓어올라 소용돌이 치는 듯 했다. 그녀의 검은 눈동자와 침묵해야 할 지 미소지어야 할 지 몰라 망설이는 그녀의 입술을 보는 순간, 그는 지상의 모든 존재들이 마음으로 들을 수 있는 '만물의 언어'의 가장 본질적이고 가장 난해한 부분과 맞딱뜨렸음을 깨달았다. 그것은 사랑이었다. 인간보다 오래되고 사막보다 오래된 것. 우물가에서 두 사람의 눈길이 마주친 것 처럼, 두 눈빛이 우연히 마주치는 곳에서 언제나 똑같은 힘으로 되살아나는 것, 사랑이었다.」 다시 읽어도 참 애매하고 신기한 문구들. 접해보지 못한 표현들이기에 그만큼 인상적이고 느낌이 좋았다. 이 쯤에서 이런 베스트셀러를 낳은 작가님의 소개 시작. 책 표지에 쓰여져 있는 소개에 따르면, 파울로 코엘료씨는 리우데자네이루에서 태어났고, 17세부터 세 차례나 정신병원에 입원했던 불행한 청소년기와 히피문화에 심취했던 청소년기를 보냈다. 만화잡지도 창간한 적 있으나, 이는 그가 두 차례나 수감되어 고문을 겪는 도움닫기 역할을 해주었을 뿐. -_-; 그로부터 15년 후 그는 산티아고 순례여행을 마친 후 문학의 길로 들어섭니다. 인터넷 어디선가 산티아고 순례여행을 마친 후의 파울로 코엘료씨를 인터뷰하는 내용을 찾았는데 출저를 잘 모르겠네요. 『Q 어떤계기로 소설을 쓰시게 되었습니까? A 10대때부터 제 꿈은 항상 작가가 되는 것이었는데 계속 그 꿈을 미뤄왔습니다. 그런데 산티아고로 순례를 다녀와서보니 저는 39세가 다 되어있었습니다. 그때 저는 꿈을 실현하든지 아니면 그만두든지 적어도 선택의 기회는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 날 글을 쓰기로 결심했습니다. 사람들은 뭔가를 시작하기에는 마흔이라는 나이가 너무 많다고 생각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꿈을 실현할 시간은 언제든지 있습니다.』 난 이 인터뷰를 보고나니 뭐랄까, 산티아고와 파울로 코엘료씨가 겹쳐보였다. 둘은 여행을 한다. 파울로씨는 카미노 데 산티아고를, 산티아고는 보물을 찾기 위해 사막횡단을. 그리고 둘은 고난을 겪는다. 그러나 많은 고난과 역경속에서(?) 당당히 헤쳐나와 자아의 신화를 이룬다. 파울로씨는 작가의 꿈을 이루고, 산티아고는 끝내 보물을 찾게 되죠. 파울로씨는 산티아고를 통해 자신의 삶을 보여 주려고 했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고나서 또 한가지 얻은 것이 있다면, 작가의 사상과 작품의 관계에 대한 것. 글이든, 그림이든 모든 작품들은 만드는 이가 어떤 마음을 품고, 또 어떤 사상을 가지고 만드느야에 따라 변화하는 것 같다. 그래서 수많은 작품들이 탄생하는 거겠지.
연금술사가 내게 알려준 것들. 첫째, 표지를 따라가면 따라갈 수록 소망과 근접해진다. 그러니 표지를 찾는 연습을 해라. 둘째, 도박을 처음 할 땐 돈을 많이 벌게 되겠지. 하지만 하면 할 수록 돈을 점점 잃게 된다. 전자는 바로 '초심자의 행운'일 뿐이다. 행운을 너무 믿지말자. 셋째, 마크툽! 어차피 그렇게 될 일이다!
연금술사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대화. 산티아고-난 꼭 돌아옵니다. 그대의 아버지가 어머니에게로 돌아오셨던 것처럼……. 울고 있어요? 파티마-난 사막의 사람이에요. 하지만 그보다 먼저 여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