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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phia's book
  • 빵충 사육 준수 사항
  • 김혜영
  • 15,120원 (10%↓840)
  • 2026-07-22
  • : 110,715


도서전에서 유독 시선을 끄는 책이 있었다. 안전가옥 부스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책이다. 빵인지 벌레인지 모를 표지에 제목부터 독특했다. 마침내 읽게 된 이 책은 세계관마저 기묘했다. 존재만으로도 나에게 기괴함과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빵충. 그 실체를 알고 나면 더욱 놀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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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을 트럼펫에 바쳤지만 서른 살의 김정한에게 남은 건 3억의 빚이다. 희망이 보이지 않던 그에게 빵충 사업은 인생을 뒤바꿀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빵충은 한 입 베어 물면 갓 구운 소금빵 맛이 나는 신종 곤충이다. 정부는 이를 미래 식량으로 내세우며 사육 사업을 보장한다. 빵충을 사육할 때는 반드시 준수 사항을 지켜야 한다. 그것만 지킨다면 안정적인 수입은 보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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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건은 간단하다. 번데기를 발견하면 즉시 보고할 것. 살아 있는 빵충은 상품으로 출하하지 말 것. 사육장 안에서 큰 소리를 내지 말 것. 불시 점검 시 담당자의 지시에 따를 것. 그리고 어떤 경우에도 성충으로 변태시키지 말 것. 하나같이 구체적이면서도 그 이유를 알 수 없는 규칙들이어서 읽는 순간부터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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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모든 사건은 규칙을 어길 때 일어난다. 탄탄대로를 달리는 것처럼 평온했던 삶은 인간의 탐욕으로 인해 아수라장으로 변한다. 그때부터 이야기는 온통 피로 물든다. 초반에 보여준 청년의 실패담은 애교에 불과했다. 처음에는 한 청년의 실패담인 줄 알았는데, 이야기는 어느새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걷잡을 수 없이 흘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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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의 끝이 어디로 향할지 궁금했다. 한 번 속도가 붙은 이야기는 좀처럼 멈추지 않았고, 평범하고 답답하게만 보였던 인물들의 선택이 파국을 불러오는 과정도 강렬했다. 그리고 마침내 끝에 도달했을 때 작가 소개를 다시 읽었다. 이토록 기괴하면서도 현실적인 이야기를 만들어낸 작가의 상상력이 새삼 궁금해졌다. 빵처럼 보이는 벌레라는 단순한 발상에서 인간의 욕망과 생존, 산업의 광기까지 끌어낸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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