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약 2주간 이 책을 읽었다. 주어진 일정에 따라 책을 읽고 생각하고 쓰는 시간을 가지며 문해력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문해력 문제는 아이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요즘 어른들 중에서도 읽기를 어려워하고 어휘의 뜻을 파악하지 못해 엉뚱한 말을 하는 이들이 많다. 이 책은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문해력 격차를 보여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해법을 함께 고민한다.
디지털 시대에 태어나 자란 아이들은 활자보다는 영상에 더 익숙하다. 책을 요약해 주는 서비스도 등장하게 되니 책 한 권을 온전히 읽게 되는 사람들의 숫자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EBS PD인 책의 저자들은 7년여간의 취재와 수많은 자료를 토대로 문해력과 읽기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아이들마다 성장 속도가 다를 테지만 문해력에 격차가 점점 벌어지는 건 결코 좋은 현상이 아니다. 읽고 쓰기를 어려워하는 아이들은 어른이 되어서도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읽지 못하는 현상, 그리고 읽지 않는 현상은 점차 사회적 문제로 번져간다.
누구나 글자를 알면 읽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눈으로 글자를 보는 것은 읽기가 아니다. 읽기는 눈으로 시각적 정보를 받아들이고 뇌를 통해 처리하는 행위다. 이는 과학적인 실험을 통해 입증되었다. 인간 뇌에 있는 시각 단어 형태 영역을 비롯하여 뇌의 광범위한 영역이 활성화되어야만 한다.
이러한 읽기 메커니즘을 널리 퍼트리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의 여러 장애물들을 파악해야 한다. 저자들은 질문을 강조하는 사회적 분위기, 빨리 많이 읽기를 재촉하는 문화,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한 집중력 저하 등이 문해력 격차를 만들어왔다고 말한다.
문해력은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게 해주는 능력이다. 타인과 대화하고 이해하고 협력하기 위해서는 탄탄한 문해력이 필수다. 이 책에 제시된 다양한 해법 중 각자의 상황에 맞는 방법을 찾아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한때는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힌 적이 있었다. 책에 담긴 내용을 파악하기보다는 권수를 많이 채우는 데만 급급했다. 과거에 읽었던 책을 다시 보게 되면 꼭 처음 보는 책처럼 여겨질 때도 종종 있었다. 글자만 읽고 있었다는 걸 깨닫게 된 순간, 양보다는 질에 집중하기로 했다. 이 책 역시 그런 생각으로 읽을 수 있었다.
문해력 격차는 개인만의 문제라 할 수 없다. 환경적 영향도 큰 부분을 차지하기에 개인과 사회가 모두 문해력 격차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스마트폰보다는 책을 읽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사회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문해력격차 #어크로스 #도서리뷰 #서평단 #어크로스북클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