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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phia's book
  • 취미는 채팅이고요, 남편은 일본사람이에요
  • 김이람
  • 15,750원 (10%870)
  • 2025-05-14
  • : 895



그와 식탁에 마주보고 앉아 밥 먹는 시간이 쌓여갈수록 '살아한다는 마음'에 가까워지는 것 같았다.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마음, 서로가 서로에게 한 발짝 다가가는 마음. 그 마음이 겹치면서 점점 서로를 닮아가는 게 아닐까.

p. 31

젊은 시절에 낯선 나라에서 국적이 다른 이와 사랑에 빠지는 상상을 해 본 적이 있다. 영화같은 상황이 내게 일어날 확률은 거의 제로에 가깝기에 상상은 상상으로만 끝이 났다. 


사실 사랑이라는 감정을 아직도 잘 모른다. 타인을 만나 감정을 공유한다는 것 자체가 낯설다. 내가 하는 사랑에도 관심이 없는데 하물며 타인의 사랑이라니. 


하지만 '일본사람과 채팅으로 결혼'이라는 키워드는 내 관심을 단숨에 끌어당겼다.


한때 일본 문화에 심취해 있었고 그 덕분에 여행 에세이에 공저자로 참여할 수 있었다. 이런 까닭에 일본 생활기는 관심사이자 동경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채팅과 결혼은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폐쇄적인 일본 사회에서 '한국인, 여성, 미혼'으로 살아온 저자는 채팅 앱을 통해 한 남자를 만난다. 벚꽃 프로필 사진에 꽃구경 다녀왔냐고 물어본 그 남자와의 인연은 결혼으로 이어진다.


심드렁하게 책을 집어 든 나는 영화같은 이야기에 어느 순간 빠져들었다. 너무나도 다른 두 사람이 만들어가는 평범한 일상이 흥미진진하다. 


퇴사를 꿈꾸며 복권을 사고 마늘 데이에는 마늘을 다져 냉동고에 쟁여두고 좁혀지지 않는 가족 간의 갈등에 힘들어한다. 특별할 것 없어 보이는 두 사람의 로맨스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내 모습이 그저 신기하다.


두 사람의 로맨스는 마냥 행복하지 않다. 서로 다른 문화에서 살아온 만큼 가치관과 성격도 다르고 부딪히는 부분도 종종 생긴다. 부부는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차이를 좁혀 나간다. 연애와 결혼에 대한 현실적인 이야기는 관계에 서툰 내 감정을 들여다볼 수 있는 촉매제가 되었다.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는 것.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부분이 아닐까 싶다. 언젠가 내게도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배우고 보듬어 줄 인연이 나타나기를 기대해 본다.

​#에세이 #에세이추천 #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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