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생활을 하고 난 후에는 늘 아침형 인간이었다. 늘 새벽 시간에 일어나 하루를 빨리 시작했고 탄력 근무가 가능할 땐 1시간 일찍 출근하고 1시간 빠르게 퇴근하는 삶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겨울을 기점으로 잠 못 드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이 점점 늦어졌고 눈을 뜨고도 누워 있기만 하는 일상이 계속되었다. 머릿속으로 오늘 할 일을 정리하면도 몸은 한없이 늘어져 있었다. 도대체 왜 무기력해진 걸까. 스스로도 원인을 찾지 못하는 시간이 길어졌고 생체 리듬은 점점 더 엉망이 되어 갔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인 저자는 나처럼 '아무것도 하기 싫은' 사람들을 위한 책을 내보였다. 마음이 힘들고 무기력한 사람들에게 실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작고 사소한 루틴을 조언한다. 이를 위해선 왜 아무것도 하기 싫은지 원인부터 파악해야 한다. '오늘 안 하면 내일의 내가 하겠지'란 생각을 빨리 탈피해야 한다.
저자는 일상 루틴을 통해 무기력에서 빠져나올 수 있고 점차 자신감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다만 거창해서는 안 된다. 자신만의 엄격한 기준을 버리고 성과에 상관없이 무작정해야 하는 루틴부터 시작하라 조언한다. 예를 들어 식사 후 가볍게 산책을 하거나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는 등 가볍게 몸을 움직이는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 내가 다시 아침형 인간으로 돌아가기 위해 첫 번째로 선택한 것도 운동이었다. 아침에 눈을 뜨면 실내 자전거에 올라타 가볍게 페달을 돌리며 몸을 깨운다. 덕분에 기상 시간도 조금씩 원상태로 돌아가고 있다.
저자는 일상의 루틴을 찾는 것이 흐트러진 삶을 다잡는 기준이 된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 수면, 운동, 식자, 자기 계발 등 각자의 상황에 맞게 현실적으로 루틴을 설정하고 실천할 수 있는 사소한 팁을 전해준다. 저자의 해법 중 가장 관심이 가는 것은 수면이었다. 한번 깨진 수면 리듬은 쉽게 돌아오지 않는다. 성인은 하루 7~8시간 정도 자야 하지만 지난 4개월 동안 내 수면 시간은 평균 4시간도 되지 않았다. 그래서 내가 선택한 방법은 멜라토닌 섭취였다. 이 책에서도 멜라토닌에 대해 이야기하며 수면 패턴을 잡기 위한 3가지 루틴을 소개한다.
이 밖에도 인간관계와 각자의 마음 상태를 살펴볼 수 있는 장이 마련되어 있다. 책에 소개된 예시 상황이 전부 내 이야기 같았다. 한번 누우면 일어나기 싫고 나 혼자 애쓰는 것 같은 삶에 지친다는 생각이 들 때 이 책을 마주할 수 있었다. 다행히 내가 하고 있는 행동들이 무기력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법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나니 답답함이 한결 사라지는 것 같다.
사소하지만 작은 루틴이 쌓여 삶을 바꿀 수 있다. 갑작스러운 혼란과 불안한 상황이 조금씩 정리되고 있는 만큼 각자의 삶도 다시 한번 재정비하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이 책은 몸과 마음의 회복을 위해 꼭 필요한 일상의 루틴을 돌아보고 실천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한다. 조금씩 긍정적인 변화에 적응하며 삶의 활기를 찾고 싶은 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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