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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대한 영화 - 전2권 세트
- 로저 에버트
- 36,000원 (10%↓
2,000) - 2006-12-30
: 845
영화를 제작하려고 하는가?
영화배우를 꿈꾸는가?
소설가를 꿈꾸는가?
현학적인 소설작법에 신물이 났는가?
흥행이나 여배우의 관능성에 대해 불꽃같은 화잿거리로 기사를 달구는 영화리뷰와 취재 인터뷰가 어느날부터인가 진부하다고 여겨지는가?
철학을 좋아하는가?
아니. 무엇보다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은 자신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가?
이 모든 질문에, 혹은 일부라도 자신이 해당된다고 느끼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꼭 읽을지어다.
거의 1400페이지에 달하는 이 두권의 영화리뷰책에는 영화 리뷰 이상의 소설같은, 혹은 일기같은 영화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소개되는 영화들은 작가가 순위에 상관없이 무작위로 뽑은 여러 분야의 추천 영화들이다.
만화도 있고 컬트 영화도 있고, 코미디에 공포 영화, 고전영화, 현재의 영화까지 다양한 장르를 섭렵하는 200편의 영화이다.
솔직히 난 영화광도 아니고 영화에 대해 열열히 내 의견을 주장하는 스타일도 아니다. 주관이 없다기 보다는 그닥 그런 것에 관심이 없다.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와 비슷한 선상에서 영화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살고 있을 것이다.
그런 "평범한" 내가 이 책을 읽고 나서 느낀 것은
첫째는 "아 이사람 참 쉽게 썼구나"라는 것과
둘째는 "아 이 사람 정말 영화를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사람이로구나"라는 것이었다.
마치 장대끝에 매달린 어릿 광대가 관객의 머리 위에서 관객들의 반응을 정확하게 판단하고 행동하듯이
작가는 개별 영화들을 냉정하고 정확하게 판단하고, 쉬운 글로 풀어 내고 있다.
이 책을 읽지 않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어떻게 소개하면 좋을까?
요리사에 비유하자면 정말로 요리의 경지에 이른 사람은 요리에 철학을 담는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요리사의 요리는 그리 화려한 외양을 뽑내고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단지 요리의 맛을 본 사람은 어쨌거나 이 요리는 참 맛있고 대단하고 "나를 편안하게 한다"는 사실을 "안다". 그런 요리사의 요리처럼 이 작가의 글 솜씨는 결코 화려하지 않지만 많은 것을 담고 있고 은근한 육수처럼 고소한 맛과 냄새를 은은하게 풍긴다. 그건 풋내기가 낼 수 있는 요리의 솜씨가 아니다.
이 작가가 소개하는 영화들의 60% 이상이 고전 영화나 흑백 영화이고, 따라서 나로서는 그 영화들을 다 본 적이 없다. 아마도 몇 편을 제외하고는 내가 본 영화는 대부분 컬러 영화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볼 때 작가의 생각이나 견해를 알고 싶은 마음에 내가 봤던 영화나 만화에 대한 작가의 몇몇 리뷰를 먼저 봤다. 일종의 테스트 심리가 있었을런지도 모르겠다. 특히 일본 애니메이션 같은 종류는 서양 사람이 얼마나 이해할 수 있을까라는 편견을 살짝 내면에 깔고 리뷰를 읽어 본 것도 사실이었다.
그런데 ,그럼으로 해서, 나는 결국 작가가 얼마나 영화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있는지, 심지어는 영화적 촬영 기법이나 영화적 철학까지도 정확하게 그 나라 감독의 입장에서 이해를 하고 있는지, 아니 그 나라 사람들의 심성에서 이해를 하고 있는지를 알게 되었다. 작가의 리뷰는 결코 가볍거나 경박하거나 잘난체 하는 리뷰가 아니었다.
이미 150가지의 다양한 영화적 색채의 이름을 완벽하게 외우고 있는 사람에게 한가지 색채를 뽑아 물어보면 당연히 설명할 수 있는 것처럼, 작가는 이미 여러 나라 영화나 스토리, 제작, 촬영, 정서, 철학, 관객의 반응까지 모든 것에 정통해 있었다. 그래서 그나라 사람들, 감독, 혹은 그 영화의 매니아들만큼은 아니더라도, 적어도 이들이 부정할 수 없을 정도의 정확한 세세한 이야기를 적어내고 있었다.
장황해졌지만, 나는 이 책이 영화를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꼭 봐야만 할 기념비적인 책자라고 생각한다.이 책은 영화의 "역사"에 대한 책이고 세계 영화의 "흐름"에 대한 책이다. 그래서 이 책은 시나리오 작가, 소설가, 영화 제작자, 미래의 영화 감독, 영화를 골라야 하는 배우에 이르기까지, 영화와 관련된 누구에게나 꼭 기초로 공부해야만 하는 "백과 사전"같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 이 책을 읽고 한국 영화가 없다는 점에 대해 아쉬운 견해를 표명했지만 나 역시 그러하다. 또한 나 역시 내가 좋아했던 몇 몇 영화들이 이 200편 안에 들어가지 않았다는 점에서 아쉬운 생각을 갖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명시하건대, 작가에게 그 어떤 편견도 없고 작가는 개인의 일기를 적듯이 담담하게 리뷰를 적고 있다. 현학적이지도 않고, 분야에 편중되지도 않고, 때로는 영화사와 배우의 뒷 이야기까지 고스란히 재미있게 소개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뿐만이라면 이 책이 그닥 가치가 있지는 않았을 것이다. 작가의 소견을 통해 읽는 영화적 철학, 결국은 작가적 영화 철학이 은은한 양념처럼 배어 있어서, 영화의 "정도(正道")와 "기본" 에 대한 생각을 다시한번 하게 만드는 책이 바로 이 책인 듯 싶다.
"흥행", "이나,"특수효과가 빚어내는 액션""미남 미녀 배우" "뛰어난 연기" "충격"등등이 영화적 미덕의 최전선에 있는 것들이 아닐까 하고 생각하고 있는 영화학도라면 다시 한번 자신이 좋아했던 "영화라는 것"에 대한 "본질"을 되새겨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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