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리뷰] [대여 페이백] 은랑전
SoItgoes 2025/01/24 21:47
고대 중국의 군주들은 이러한 삽 모양 화폐를 주조함으로써 땅을 받드는 마음을 표현했다. 땅은 생명을 지탱하는 작물이 자라는 터전인 동시에 모든 생명이 돌아갈 장소이기 때문이었다. 그러한 땅을 삽으로 일구는 행위는 미래에 대한 약속이자, 과거에 바치는 감사였다.
모두가 그 영상을 공유한 건 그게 자기들 스스로가 좋은 사람이라고 새삼 확인시켜 주는 수단이기 때문이었어요.
언니의 영상은 짤막짤막하게 토막 나서 중간에 ‘폭로 영상’이라는 화면이 삽입된 채로 인터넷에 퍼지기 시작했어요. 어떤 사람들이 영상 편집 소프트웨어를 사용해서 언니가 혐오 발언을 내뱉는 짧은 영상을 새로 만든 거예요
음모론이 딥페이크 영상 기술과 합쳐지더니 인터넷 밈으로 대체되어 연민이라는 감정을 다 헤집어 놓고는, 고통을 한낱 웃음거리로 요약해 버리더군요.
"엄마, 지옥의 해변은 엄청 따뜻해요!"
인터넷 분탕질이 정치적 동기 때문이라고 보는 건 지나치게 단순한 관점이에요. 적어도 사회 일반이 이해하는 의미의 정치는 아니거든요. 인터넷 밈이 퍼지도록 조장하는 건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수정 헌법 제2조’ 지상주의자들이지만, 그 밈을 처음 만드는 자들은 어떠한 정치적 대의도 신봉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8타쿠나 두앙두앙 같은 무법천지 사이트, 또 지난 10년간의 혐오 발언자 추방 운동 끝에 생겨난 대체 언론 사이트들이 바로 그 인터넷 똥파리들의 서식지이자, 우리 집단 인터넷 무의식의 이드가 도사린 곳이죠. 인터넷 분탕꾼들은 금기를 깨고 관습에 도전하는 데서 쾌락을 찾기 때문에, 입에 담지 못할 말을 서슴없이 내뱉고 진지한 태도를 조롱하고 남들이 지키자고 그어 놓은 선을 넘나드는 것 말고는 하나로 묶일 만한 관심사가 전혀 없어요
헤일리의 죽음이 농담이 돼서 유행을 탄 거예요.
저는 가끔 우리가 자유라는 개념을 오해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무엇을 ‘할 자유’를 무엇을 ‘피할 자유’보다 훨씬 더 소중하게 여기니까요. 사람들은 총을 소유할 자유를 누려야만 합니다, 그래서 유일한 해결책은 어린애들에게 사물함 속에 숨거나 방탄 책가방을 메고 다니라고 가르치는 것뿐이지요. 인터넷에서 마음 내키는 대로 글을 적고 말을 할 자유도 반드시 누려야 하니까, 유일한 해결책은 표적이 된 사람들에게 방어형 소프트웨어인 갑옷을 입으라고 하는 것뿐이고요.
암호 화폐가 정부의 손에서 통화 공급 통제권을 빼앗으려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엠퍼시움은 전문 자선 단체에게서 세계인의 연민 공급 통제권을 빼앗는 것이 목표였다.
실제로 블록체인 애플리케이션 중에는 일부러 사용하기 어렵게 만든 것처럼 보이는 경우도 많았다. 마치 정통한 기술 노하우를 갖춰야 사용할 수 있도록 설정해 두면 순한 양 떼 같은 일반 대중과 진정한 자유인을 가려낼 수 있다는 듯이.
쭉 이어지는 투표 기록에 암호화된 표를 새로 하나 더하기란 꽤 힘든 일입니다. 만약 배신을 도모하는 장군이 다른 장군들을 속이려 한다면 그 장군은 본인의 표를 위조해야 할 뿐 아니라, 계속해서 길어지는 투표 기록에서 자기 표보다 앞서 기입된 다른 모든 표의 암호화된 요약 정보를 위조해야 합니다. 투표 기록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그렇게 위조하기도 점점 더 힘들어지죠
한 덩어리의 거래 기록인 ‘블록’을 연속된 기록인 ‘체인’ 속에 암호화해 추가하기가 어렵다는 점을 이용한 기술
젠원은 완벽해질 가능성이 있는 결함 있는 제도를 불완전하지만 안정적인 상태로 유지하느니, 차라리 중개자 없는 혼돈을 완성시키고 싶어 한다.
그냥 잊어버릴 수는 없단 말이야. 그 사람들의 고통과 공포는…… 그 사람들은 이제 내 경험이라는 블록체인의 한 부분이라서, 지워버릴 수가 없어.
나는 소피아의 합리성이 다른 많은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그저 합리화의 문제라는 것을 깨달았다. 소피아는 딱 자기 나라 정부의 행위를 정당화할 만큼만 커다란 그림을 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