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6일 하멜른! 소개를 찾아보니 '중세의 전설이 소설의 상상력과 만나다'라고 씌여져 있군요.
그 말처럼 그림형제의 하멜른의 쥐잡이라는 전설을 바탕으로 소설적 상상력을 덧붙인 책입니다.
전설인가 뭔가 몰라도 상당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
서기 1284년 6월 26일, 세례 요한과 사도 바울의 축일인 이 날
다색 옷을 입은 한 피리 연주자가 하멜른에서 태어난 130명의 아이들을 데리고
쾨펜 지역의 칼바리로 떠났다.
- 뤼넨부르크 사본, 1450년 하멜른
쥐떼로 고통받던 하멜론에 다색옷을 입은 피리연주자가 나타나 쥐떼를 몰아내줍니다.
그러나 하멜론 사람들은 피리연주자에게 돈을 주지 않고 피리연주자는 화가 나 130명의 아이들을 데리고 떠나버립니다.
이것이 우리가 알고 있는 전설의 주요내용입니다.
케이스 매퀸과 애덤 매퀸이 공동으로 창작한 소설속으로 들어가 볼까요?

첫째, 이것은 동화와 다르다.
주인공 요하네스는 농노입니다.
이 소설은 판타지 소설이기도 하고 역사소설이기도 하고 팩션 같기도 합니다.
중세 농노의 모습을 정확히 그려낸 것을 보면 꼭 역사소설이고 피리 연주자들을 보면 판타지 소설이니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활기차고 힘이 센 아버지와 살아가던 주인공은 아버지의 병으로 인해 소작을 붙쳐먹던 영지에서 쫓겨나고 우연한 기회에 피리 연주자 길드의 수장의 눈에 들어 도제로 들어갑니다.
그리고 한 가지 임무를 부여받게 되는데.... 여기까지만 보면 어디서 많이 본 내용 같지요.
임무를 부여받은 왕자를 멀리 길을 떠나게 되고 용을 처치하고 공주를 구해내어 잘 먹고 잘 살았다. 알콩달콩~ 끝! 뭐 이런 동화가 생각나지요.
그렇지만 그는 농노입니다.
왕자가 아니지요. 게다가 중세 농노 주제에 상당히 근대적인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못된 영주로부터 아버지와 핍박받는 다른 농노들을 구해내자!
그러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다.
상당히 합리적이지요. 어린 것이~
둘째, 소년이 어른이 되는 이야기이다.
끝까지 읽어보면 알게 되겠지만 일반 동화처럼 권선징악을 다루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해피엔딩이긴 하지만 - 솔직히 그 나쁜 녀석(힘을 가진 자는 힘을 써야한다)의 말이 옳다고 백번 생각합니다 - 힘을 가진 자가 그것을 자제한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지요.
그렇다고 자제를 안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생각하지만 - 그러니까 뭘 말하고 싶은 거니? - 세상은 어렵다는 것이죠.
권력이 있는 것들은 그것을 휘둘러보고 싶어하고 공공의 것에 손을 대게 되고 부패로 얼룩지죠.
선의 문제일까요?
저쪽의 것은 내 것이 아니다라는 인식 - 우리는 절대로 얼룩지지 말아요.
그리고 쉽지 않다는 것. 그게 좋아요. - 그러니까 대체 뭔 소리니?
끝에서 모든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게되고 그래서 즐거운 지금 현재가 더 아름답다는 것을 알게되요.
요하네스는 - 우리 주인공 농노군은 - 어른이 되는 것이죠.
이 책은 자신을 믿지 못하는 사람들 속에서 자신을 어른으로 성장시키는 한 소년에 대한 이야기에요.
셋째, 삽화가 너무 특이하고 아름다워요.

처음에 서점에서 이 책을 보고~ 광채가 난다고 느꼈는데 그건 삽화 덕분이었어요.
판화인가?
기법은 잘 모르겠지만 세밀하게 표현한 것이 주인공들하고도 잘 어울리고요.
다들 즐겁게 봐줬으면 좋겠네요.
소개글 중간에 좀 횡설수설한 것 같았지만 어쨌든 재미있는 소설입니다.
끝부분에 좀 늘어지는 느낌이 있기도 하지만 말이예요.
동화나 판타지 소설을 좋아하시는 분들께 추천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