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부가 뉴욕에 오기로 했을 때 남편이 가장 걱정한 뉴욕의 단점을 꼽는다면, 바로 담배입니다. 흡연인구가 너무 많아요. 전세계에서 몰려드는 관광도시인데다, 실내와 공원 등의 공공장소를 제외하고는 길거리 금연정책이 전무하다 보니 한 블록이라도 온전히 담배 냄새 없는 길을 걸을 수가 없어요.
국내에는 강남 대로와 명동 대로 등 주요 길거리는 대부분 금연거리로 설정돼있지요. 국내에도 물론 길거리와 보행 흡연을 하는 분들이 있지만 이렇게까지 심하지는 않았어요. 재작년 유럽 여행을 다녀오며 올린 리뷰도 유럽여행에서의 흡연인구에 관한 실태에 대해 올렸었지요. 아이를 데리고 있는 부모까지 버젓이 아이 옆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는 상황이 한둘이 아니라면 심각한 겁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범인 없는 살인의 밤』 단편집에 「하얀 흉기」라는 단편이 있어요. 스포일 테지만 비흡연인에게 담배가 얼마나 큰 고통인지 이 단편은 극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단편이 아니라도 흥미로운 단편집이니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표제작인 「범인 없는 살인의 밤」은 단 두 장 만에 갸우뚱거리게 만드는 뛰어난 미스터리 단편입니다.
하얀 흉기 아무곳에서나 휘두르면 정말 범인 없는 살인의 날이 찾아올지도 모릅니다.
원문: https://blog.naver.com/amy0116/221230727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