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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은 내 놀이터
  • 종의 기원
  • 정유정
  • 15,120원 (10%840)
  • 2016-05-14
  • : 44,875
대단한 작가이다. 대단한 책을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악의 기원에 집중하고 써내려던 이야기를 끝내 완성해낸 작가에게 박수를 주고 싶다.


정유정 작가의 책은 처음이다. 책의 소재와 스토리도 스토리지만, 나는 마지막에 있는 작가의 말을 보고 글을 쓰고 싶었다. 내가 여태껏 궁금하던 점을 건드렸다. 작가는 내가 궁금했고 궁금해서 열어볼 분야들을 건드려봤단다. 그리고 이 책을 마침내 '써냈다.'


작가는 사이코패스라는 용어가 보편화되지 않은 시절, 아버지의 질책에 격분해 아버지와 어머니를 무차별적으로 살해한 젊은 '악인'의 특별한 악행을 이해할 수 없었다. 프로이트의 인용구로는 인간 본성의 정체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만 얻었을 뿐이다. 그래서 프로이트에서 정신병리학으로, 뇌과학에서 범죄심리학으로, 진화생물학에서 진화심리학으로 범위가 확장되었다.



또한 이전 작품들에서 등장했던 악인들은 자신이 처음으로 의심을 품었던 악인을 다른 형태로 그려냈지만 만족스럽지 못했다고 했다. 하지만 사이코패스 중에서도 순수 악인에 속한다는 '유진'을 통해서 작가는 그토록 풀어내고자 했던 그림을 드디어 완성했다.

나는 문득 정유정 작가의 이전 작품들은 보고 싶지 않아졌다. 궁금했던 캐릭터가 그려진 완성작을 <종의 기원>으로 이미 읽었고, 작가 스스로 만족하지 못한 아류 악인들이 그려진 책은 보고싶지 않아졌다는 이유에서랄까.




'악의 기원, 곧 범죄의 기원'이 나는 줄곧 궁금했다. 진화심리학자 데이비드 버스의 말을 빌려 적은 악은 우리 유전자에 내재된 어두운 본성이고, 악인은 특별한 누군가가 아니라 나를 포함한 누구나 일 수 있다고 했다. 살인은 생존과 번식을 위한 진화과정 속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었다고, 그리고 그들이 우리의 조상이라고 한다.

작가가 집중한 '악인'이 태어나는 과정에서 내가 본 악인을 '특별한 누군가'라고 적고 싶지만, 아직은 '혼돈을 오랫동안 들여다보고 있으면 혼돈이 당신을 쳐다본다'는 니체의 말이 지금은 생각날 뿐이다. 이 부분을 공부해 보고 싶다.




책보다 작가가 더 대단하다 느꼈고, 작가가 원한 대로 예방주사는 톡톡히 맞았다. 하지만 나는 이 책을 통해 실마리를 얻었으나 궁금증은 풀리지 않은 기분이다.



원문: http://blog.naver.com/amy0116/220765382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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