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검심> 작품 자체는 말이 필요 없을 것이다. 이미 애니메이션이 TV판, OVA판, 극장판으로 나올만큼 유명한 작품이고, 나도 팬이다.
다만, 이 새로나온 "완전판"에 대해서 몇줄 적고자 한다.
기존 단행본 판에서 잔인한 장면으로 자체 검열 화이트질 된 부분을 되살린 건 당연한 일이다. 물론 컬러지면을 컬러로 인쇄해준 건 반가운 일이고. 그러나 작가의 코멘트와 설정에 대한 설명이 사라진건 엄청 안타까웠다.
무엇보다 왜 기존 번역을 적절히 수정하지 않고 완전히 다시 갈아 엎었는지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전의 신곡활심류를 카미야 활심류로 번역한 건 일종의 센스라고 하겠으나... 한국어 단어 선택과 어법이 장면장면마다 그리고 각 인물들에게 적합한지를 세심히 고려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특히 이상하게 시도때도 없이 거친 단어들을 많이 선택하여 칸칸마다 거슬린다. 번역자가 바뀌었더라도 일단 한 번 번역된 적이 있는 작품이라면 두 번째에는 더 좋아져야 하는 것 아닌가? 그리고 독자나 시청자에게 있어 번역물이 가장 거슬리는 경우 중 하나는 보는 사람의 지적 수준을 지나치게 낮춰보는 "의역"인데, 여기서도 그런 경우를 왕왕 보게 된다. 다만 이름의 번역에만은 유달리 신경을 쓴 듯.
완전판 구매자로서 실망스러운 점이었다. 이 책의 구매 의사가 있으신 분들은 일단 그 점을 감안하심이 좋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