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은 태어나고 공부하고 짝짓고 병들고 죽는, 인간사의 모든 중대한 일과 함께한다. 그 어디에서도 시든 꽃은 질색이다. -17쪽
담배빵의 위협 속에 윤간을 당했던 지연은 남재애들과 태연하게 장난을 치며 농담따먹기를 하고 여자애들과는 시시덕거렸다. 밤새 다시 질서가 찾아온 것이다. 제이는 깨달았다. 여기는 인간의 세계가 아니라 날것 그대로의 야생이라는 것을. -98쪽
그렇게 일 년이 지났다. 제이는 거리에서 열일곱이 되었다. 오래 씻지 못한 날이면 인도의 걸인처럼 보일 때도 있었다. 더이상 쓰레기통은 뒤지지 않았다. 하루에 한 번 생쌀을 씹는 것으로 섭생을 끝냈다.-118쪽
누가 그랬던가. 인간의 일생이라는 것은 고작해야 과거에 읽은 어떤 소설보다 조금 더 잘 기억이 나는 한 권의 책에 지나지 않는다고. -23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