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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잘 놀기
  • 돈 키호테
  • 미겔 데 세르반테스 사아베드라
  • 13,050원 (10%720)
  • 2023-05-05
  • : 327





내용이나 제목이 너무 유명해서

읽지 않았는데도 읽었다고 착각하는 책들이 있다.

돈키호테도 그런 소설 중 하나.

읽지 않았는데 읽었다고 착각하는 소설을 하나씩 읽고 있는데

그 여정을 중단시킨 장본인이 바로 돈키호테다.

2021년부터 읽었는데 어느덧 2023년..........


비겁하지만 그 여정을 끝내기 위해 꼼수를 부렸다.

원작(?) 읽기를 포기하고

청소년용(보물창고 세계명작전집)으로 갈아탄 것. ^^;;

결과적으로 꼼수는 실패했고

나는 다시 원작을 읽게 되었다는 소식은 리뷰 맨 끝에서 확인 가능. ㅠㅠ



돈키호테는 우리가 아는 것보다 더욱 유명한 작품이다.

세계에서 성경 다음으로 가장 많이 번역된 책이고,

돈키호테의 작가 세르반테스가 죽은 날(4월 23일)이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바로 그 "세계 책의 날" 이다.

스페인에서 세르반테스를 기리기 위한 행사를 하는 데서 기인한 것인데

공교롭게(?) 세익스피어도 4월 23일에 죽으면서 근거없는 특별함이 덧붙었다.


막상 소설을 읽기 시작하면

전 세계를 열광시킨 특별함이 어디서 오는지 쉽게 찾기 어렵다.

주인공 돈키호테는 기사 소설에 빠져서 살다가

현실과 소설을 구분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고

결국 허약한 말과 동네 주민 산초를 데리고 모험을 떠나는데!!!!!

이것이 SF적 요소를 띤 모험도 아니요,

추리, 스릴러 요소를 띤 모험도 아니요,

권선징악, 인과응보적 요소가 있는 모험도 아니요,

주인공을 성장시키는 모험도 아니니,

현실과 이상을 구분하지 못하는 반미치광이의 기사놀이로만 보인다.


그래서 돈키호테는 꼭 사전 정보를 갖고 읽으면 좋겠다.

17세기 초반에 쓰인 작품으로 당시 스페인의 상황을 감안하면

작품의 훌륭함이 보이기 때문.

교과서에서 배운 정치, 경제적 역사가 백성들 삶에는 어떤 영향을 미쳤으며,

그들은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는지를 생생하게 볼 수 있다.

정신병으로 보일 지경의 꿈과 이상으로 똘똘 뭉친 인간 돈키호테와

지독하게 현실적이지만 돈키호테를 믿는 순수한 인간 산초의 조화는 또 어떠한가.

눈살을 찌푸라게 만드는 장난으로 돈키호테를 힘들게 하는 사람과

돈키호테를 돕는 사람들의 조화 역시

소설이 허무맹랑함으로 빠지는 걸 적절히 조정한다.


원작 돈키호테는 어마무시한 분량을 자랑한다.

내가 소장한 책은 '열린 책들' 출판사의 2권짜리인데

이번에 읽은 보물창고 세계문학 전집 돈키호테는 1권을 요약 정리한 책이다.

(나의 꼼수 실패가 이것. 결국 2권을 마저 읽어야 한다. ㅠㅠ)


여러 정리본 중에 골라 번역했다고 하더니

원작을 읽는 느낌 그대로 읽혀서 깜짝 놀랐음.

동화책 느낌이 아니라 고전의 문체 그대로인데 장황한 내용이 정리된 것이라

초등학생에겐 함부로(?) 추천하지 못하겠다.

대신, 돈키호테를 읽어보고 싶었으나

기막힌 분량에 좌절했던 어른이 보기에도 안성맞춤.


뭐 이딴 인간이 다 있냐!!!

투덜대면서 읽었지만

돈키호테를 응원하며 끝까지 읽게 되는 걸 보면,

작가 세르반테스가 대문호는 맞는 모양이다.

글 잘 쓰시네, 이 냥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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