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요소를 모두 갖춘 책.
누구에게나 쉽게 추천할 순 없으나,
나와 취향이 비슷하다면 망설임없이 도전하시라!!!!!!
"과학의 반쪽사 = 과학 + 역사" 의 조합으로
근대 과학이 서구(유럽) 중심으로 발전했다는 주장에 반기(?)를 든다.
서구의 천재적 과학자들이 큰 역할을 한 것은 맞지만
절대로 그들 혼자서 이룩한 업적이 아니라 말하는데
논리 전개 방식이 참 좋다.
아시아와 남아메리카의 고대 과학을 발판으로,
끊임없는 교류를 통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는 논리.
그 증거를 역사적 사실로 밝히는 방식이다.
세계사라는 게 썩 유쾌하지 않아
과학 분야에서도 제국주의의 폭력성이 그대로 드러나지만
식민지를 야만적이라고 몰아가는 그들의 논리에 철퇴를 가하는 것 같아서 흐뭇한 구석이 있다.
문자가 없어서 대대로 이어온 기억에 의존해
잉카 문명을 기록했다는 책(1609년)의 존재는 가슴 뭉클하고,
메이지 유신 이후 과학자를 유럽에 보내 과학사의 한 자리를 차지한 일본의 이야기는
언짢다. (나는 배타적 민족주의자라니깐)
맥스웰 방정식이 맥스웰이 아닌 전신 기술자에 의해 발견되었다는 사실은 어떻고.
재미있다.
내가 몰랐던 사실을 끝없이 알려주는데
기존의 방식이 아닌 새로운 시각의 접근.
서구 중심 시각인 '신대륙' 이란 단어를 계속 써서 거슬렸지만, 이해하는 걸로. ^^;;
읽어도 읽어도 끝없는 글자의 향연.
책값 21,000원.
참고문헌을 빼고도 475쪽에 달하는 두께.
본전 뽑고도 남는 책.
거기에 매끄러운 번역까지!!!!!
이보다 좋을 순 없다.
그림이나 사진이 흑백인 게 아쉽지만
그것마저 칼라이길 바라면 내가 나쁜 사람.
기존의 지식을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맘에 들었다.
역사나 과학의 배경지식이 있는 고등학생이라면
여러 면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아서 강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