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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서

오에 겐자부로의 <사자의 잘난 척>은 제게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단편입니다. 의과대학에서 시체 처리하는 아르바이트를 하는 대학생의 이야기죠. 그전까지 저는 살아있는 사람에게만 눈길을 줬어요.
그런데 이 작품을 읽었을 때, ‘아, 살아 있는 사람 속에 죽은 이들도 섞여 있구나. 작가는 삶의 세계와 죽음의 세계, 그 중간 지점 같은 곳에 서지 않으면 글을 쓸 수 없겠구나’라는 걸 배웠습니다.
그러다가 무라카미 하루키 씨가 등장했죠. 하루키 씨의 <반딧불이>라는 단편에 “죽음은 삶의 반대편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삶 속에 포함되어 있다”라는 식의 문장이 나왔는데, 아, 정말 그렇구나 하고 생각했죠.
작가는 살아있는 사람만 보고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제게 가르쳐 준 것이 오에 씨와 무라카미 씨였습니다.

- 오가와 요코 인터뷰 중에서

✏️

오가와 요코는 평범하고 잔잔한 일상의 이면에 가려진 인간의 고독과 상실을 절제된 감정으로 섬세한 문체로 그려내는 작가입니다.
글을 쓰기 시작했을 무렵 자신의 문학에 큰 영향을준 오에 겐자부로와 하루키에 대해 들려준 이야기입니다.
작업하면서 저도 오랜만에 두 작가의 작품을 읽고 있는데 다시 읽어도 참 좋네요.

오가와 요코는 인간의 고독과 죽음을 직접 말하지 않고, 사물이나 신체, 기억과 결핍으로 우회적으로 드러내며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우리의 삶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것이 분명 존재합니다. 그런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것에 말로써 도전하고 있는 것이 문학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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