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가와 요코의 소설 <말없는 주검 은밀한 애도> 막바지 작업 중입니다.
일본에서 1998년에 발표되고 2013년 영미권에 출간된 이후로 지금까지 계속해서 유럽, 아시아, 중동 등 15개국이 넘는 곳에서 번역되어 많은 독자들을 사로잡은 소설입니다.
부커상 인터내셔널 전신인 독립외국소설 최종 후보에 올랐고 NPR 올해 최고의 책으로 선정되기도 했어요.

시와서는 문학 번역할 때 제목을 최대한 원서명을 살리려고 합니다. 이번 한국어판 제목은 <말없는 주검 은밀한 애도>인데요, 원저자가 이 책에 그려진 애도는 묘하고 미스테리한 모습이기에 ‘은밀한’이 좋겠다고 해주셔서 감사히 의견을 받아들였습니다.
영미권 제목은 원제와는 완전히 동떨어진 <Revenge(복수)>로 지어졌는데요, 아무래도 마케팅 전략으로 보여져요. 실제로 영미권 독자들이 제목이 부적절하다는 말을 많이 했는데 저도 동감입니다. 자칫 호러나 공포 같은 장르물 소설처럼 보일 수도 있으니까요. 그래도 독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다면 이것도 좋은 방법이 아닐까 합니다.

번역본의 표지도 꽤 자극적이고 눈길을 끌도록 만들어졌어요. 첫 번째는 일본 표지이고 나머지는 번역본들입니다. 딸기 이미지 표지가 꽤 독특합니다. 딸기 안에 해골이 들어 있네요. 첫 편이 죽은 아들의 생일에 딸기 케이크를 사는 여자에 대한 이야기인데, 이 이야기는 끝 편에서 다시 이어집니다. 가장 인상적인 이야기이기도 한 만큼 이것 말고도 딸기를 표지로 한 번역서가 꽤 많습니다.
또 바닥에 흩어져 으깨진 토마토입니다. 이것도 꽤 인상적인 장면인데 이렇게 표지로 연출한 것 같아요.
제가 만든 표지는 어둠 속에 꽂혀 있는 하얀 꽃입니다. 이 책은 오싹하면서 등골이 서늘한 묘사가 이어지지만 그런 묘사조차도 우아하고 절제된 문장으로 그려가는 오가와의 서정성을 잘 드러낸다고 생각했습니다. 다행히 원저자도 마음에 들어해주셔서 기쁘고요.
오가와만이 그려낼 수 있는 기묘하고도 아름다운 애도의 의식을 음미해보시기 바랍니다.
알라딘 펀딩 중이니 많이 응원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