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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서


지금 내가 빨강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스물다섯 살의 나는 하양이라고 쓰고 있다. 하지만 마흔 살의 나는 그것을 초록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는 것이다. 그렇다면 세상의 이치를 깨달을 때까지 소설을 쓰지 않는 편이 좋겠지만, 현실이 확정되었을 때, 그것은 소설가에게는 죽음일 것이다.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쓰는 것이다.
마흔이 돼서 쓰기 시작하는 작가도, 마흔에 다다랐을 때의 현실이 말할 수 없이 불안해 보이기 시작하는 곳에서 쓰기 시작하는 것이다.
진정한 체념, 진정한 단념에서는 소설은 태어나지 않을 것이다.
...

- 미시마 유키오
<소설가의 휴가>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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