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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보이는 창가
 

평범한 시


평범함에 침을 뱉어주고 싶었던 때가 있었지
수직으로 떨어지는 나뭇잎을 경멸하면서
불운이 비범해질 때
너는 눈을 잃고 나는 왼쪽을 잃었지

치욕의 터널을 지나가는데
라디오에서 너의 소문이 흘러나와
평범해진 네가 부끄러워
나는 삐긋이 웃었어

어제는 바짝 날을 세운 평범함에
손가락을 베었는데
딱 한 방울의 피를 흘리고는
죽을 것만 같았어
이대로 죽어버릴까
평범한 무덤에 누워서

그렇다면 평범한 시를 쓰도록 하지
자기복제를 일삼으며
실험실의 누린내를 풍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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