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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보이는 창가

 

절판(絕版)


절판된 시집(詩集)을 읽는다
주문을 해도 오지 않는 책들
죽거나
미치거나
잠적(潛跡)해버린
시집의 주인들

꿈속의 칠판에는 내가 쓴 시가 있다
흘러내리는 시어(詩語)의 행방을 쫓다가
절판된 시집 한 권을 줍는다

눈부신 시들은 쉽게 잊혀져
붉은 눈거죽의 세월
견디어 내야지

간절한 것은 너무나도 늦게 온다
무겁게 세어진 흰 머리카락들
시편(詩篇) 사이에 켜켜이

유고 시집(遺稿詩集)을 담보할 수 없는
어떤 재능에 잠시 귀 기울이다가
가만히 책을 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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