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009
아이를 낳는 것은 내 선택이었지만 아이는 부모를 선택할 수 없었다. 부모 노릇이 힘들 때, 부모의 자리가 버거울 때, 부모라는 이름을 내려놓고 싶을 때 "아이가 부모를 선택할 수 있었다면 과연 나른 선택했을까?"라는 질문을 떠올려보라. 브레이크가 고장 난 자동차처럼 주변을 위협하며 질주하는 분노를 다 잡는 좋은 방법이 되어줄 것이다.
단순히 아이를 '낳은 부모'가 아닌 '더 나은 부모'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이 땅의 모든 어른을 위해
2021년 봄, 임영주
p038
...상대를 생각하는 것처럼 말하지만 결국 '내 마음에 드는 쪽으로''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결과를 이끌어내기 위해 우리는 이중 구속 메시지를 사용한다. 아이를 위한다고 하지만 결국 부모 자신이 좋고 편한 방향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다.
p061
...흔히 "돈이면 뭐든지 할 수 있는 세상이야"라고 말하지만 결정적인 순간 부모가 아이에게 해 줄 수 있는 건 그리 많지 않다. 결국 아이 스스로 해결하고 버텨내야 하는 것이 인생이다.
양육의 최종 목적은 미성숙상 아이를 제대로 된 어른으로 성장시켜 독립시키는 것이다. 통과의례처럼 지나야 하는 좋은 성적, 명문대 진학은 자립과 독립을 위한 하나의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아이를 통해 부모가 바라는 성과를 내라고 하지 마라. 아이는 환승역처럼 나를 거쳐 갈 뿐 부모와 다른 종착역을 찾아갈 것이다.
p070
...자신이 어린 시절에 배우지 못했던 분별력을 키우는 법, 행동에 책임을 지는 법,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법, 바르게 소비하고 저축하는 법, 다른 사람의 말을 경청하는 법을 아이에게 가르쳐야 한다. 삶을 질서정연하게 만드는 기본 습과과 태도부터 알려줘야 하는 것이다.
p078
아이에게 든든한 베이스캠프가 되기 위해서 부모는 무엇보다 자신의 묵은 감정, 오래된 스트레스를 해소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 자신의 상처를 아이에게 투사하지 않는 건강한 어른으로 거듭날 수 있다.
p085
"남에게 준 것은 언젠가는 반드시 되돌려받는다. 삶은 부메랑이다. 우리의 생각과 말, 행동은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틀림없이 되돌려받게 되어 있다. 그리고 그것들은 희한하게도 우리 자신을 명중시킨다"라는 격언을 떠올린다면 이런 노력이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p089
...결국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시간이지 부모의 독촉이나 공격이 아니다.
p-97
"누군가를 미워하고 있다면 그 사람의 모습에 투영된 자신의 어떤 부분을 미워하는 것이다. 자신의 일부가 아닌 것은 거슬리지 않는다" 라는 헤르만 헤세의 말처럼 지금 민정씨는 자신의 부모보다 그들을 닮아 있는 자신의 어떤 부분을 미워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녀는 지금 자신이 부모의 영향 아래 놓인 어린 아이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그 사실을 깨달아야만 진짜 어른으로 성장하는 첫걸음을 내디딜 수 있다.
p113
현대경영의 창시자 피터 드러커는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인간은 자기가 잘하는 것을 더 잘하려고 하지 않고 못하는 것을 잘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다."라고 했다. 어떤 길을 선택했든 간에 내게 없는 것을 찾기보다 가지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발견하려는 자세가 중요하다. 내게 없는 것을 찾느라 두리번거리는 에너지를 내가 가진 장점과 재능을 발휘하는 데 활용하는 것이 훨씬 낫다는 사실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p120
부정적 감정도 인간이 살아가는 데 있어 반드시 필요한 감정이다. 불안은 미래를 대비하게 하고 분노는 권리를 주장하게 하며 억울함은 내 것을 지키게 만든다. 죄책감은 잘못된 행동을 돌아보고 궤도를 수정하게 하며 경쟁자에 대한 질투심은 전투력을 상승시킨다. 내 아이가 잘못된 선택에 대해 후회하고, 이를 바탕으로 내일을 준비하며, 자기 권리를 지키기 위한 경쟁에서 승리한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좌절을 극복하는 힘은'괜찮아'라는 어설픈 위로가 아니라 자신의 감정을 똑바로 바라보고 정면 돌파하도록 만드는 데서 나온다. 이런 힘이 없으면 문제에 직면할 때마다 수동적이고 회피적인 태도를 취할 수밖에 없다. 부정적이고 나쁜 상황을 극복하는 방법을 배워야만 자기 감정을 적절히 통제한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다.
p124
나는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다"라고 자주 강조하지만 그것은 부모가 어느 정도 제 역할을 햇을 때 적용할 수 있는 이야기다. 아이를 제대로 양육해야 하는 부모의 의무, 약자를 보호해야 하는 어른으로서의 임무를 외면한 채 자신만의 행복을 찾는다고 그 행복이 찾아질까? 그렇지 않다. 그렇지 않다. 실제로 아키라 엄마는 늘 새로운 남자, 새로운 사랑을 찾기 위해 아이들을 버리고 부표처럼 떠다녓다. 그녀 역시 어린 시절 방임된 채 자랐다는 증거다.
p134
나이를 먹었다고 다 어른이 아니다. 아이만 낳았다고 모두 부모가 되지는 않는다. 이 남성은 나이에 맞는 책임감과 성숙함, 감정 조절 능력을 갖추지 못한 몸만 커다란 아이와 같다. 타인에게 보여야 할 감정과 보이지 않아야 할 감정을 구분하지 못하는 건 아이들이나 하는 짓이다. 어른이라면 최소한 아이 앞에서 순화시켜야 할 감정, 즉 보여야 할 감정인지 보이지 말아야 할 감정인지는 알아야 한다. 이것이 바로 공감의 기본자세다.
p140
사회에서 소외된 울분을 폭력과 범법 행위로 표현하던 이들을 변화시킨 것은 반성적 사고였다. 편견에 사로잡힌 사람들의 시선에 당당히 맞서 '나를 설명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된 것이다. 욕설이나 폭력, 분노 없이 자신을 설명할 수 잇는 힘, 이것이 바로 '감정 읽기'의 힘이다.
결국 감정 읽기는 머리보다 심장이 먼저 반응하는 분노를 건강한 에너지로 바꿀 수 잇는 가장 좋은 틀인 셈이다.
p152
화나는 진짜 원인을 알아차리고, 그 안에 숨어 있는 자신의 기대와 욕구를 읽어내는 게 중요하다. 그래야만 아이와 똑같이 소리 지르고, 발을 동동 구르고, 화내는 행위를 멈출 수 있다. '아, 내가 무시당했다는 느낌을 받아서 화가 난 거구나''아이에게 화난 게 아니라 불안한거구나''질투가 나서 내가 또 선을 넘었구나'등을 알아야만 적절한 대응이 가능해진다.
p153
내가 감정을 정리햇다고 해서 아이의 감정도 정리되길 바라는 건 위험하다. 내 호의와 노력을 상대가 무시했다는 생각이 더 큰 분노를 불러오기 때문이다. 자신은 물론 아이의 감정까지 억압하고 통제하려고 하는 사람은 상대방의 감정을 '기분 따위'로 치부해 버리기 쉽다. 아이의 감정을 "마이 볼!"이라고 외치며 마음대로 조정하려고 드는 것이다. 아이의 감정은 내 것이 아니다. 이럴 때는 차라리 한 발 물러나거나 그 자리를 피하는 게 아이의 감정을 존중해주는 것이다.
p161
아리스토텔레스는 "누구나 화를 낼 수 있다. 그것은 쉬운 일이다. 그러나 올바른 대상에게 화를 내는 것, 적당하게 화를 내는 것, 적절한 시기에 화를 내는 것, 올바른 모적을 위해 화를 내는 것, 올바른 방법으로 화를 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라고 말했다.
화내지 않고 아이를 키운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올바른 대상에게 올바른 목적으로 올바른 방법을 통해 화를 낼 줄 알아야 한다. 이 모든 게 어렵다면 최소 다른 사람에게 받은 상처를 내 아이에게 쏟아내지 않도록 노력하자. 아이는 부모의 화를 받아내는 감정 쓰레기통이 아니다.
p77
마지막으로 아이에게 도덕적 규범이나 잣대를 가르칠 때 부모는 재판관이나 판단하는 자가 되어선 안 된다. 사람과 상황을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는 말이다. 거짓말하는 아이의 '행동'을 나무라는 것이지 '아이 자체'를 혼내는 것이 아님을 반드시 인지시켜 줄 필요가 있다.
p191
흔히 '집중력=좋은 성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집중력은 삶의 질과 자존감을 높이는 데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 집중력이 높다는 말은 곧 자기통제력, 자기절제력, 만족 지연력이 높다는 말과 같다. 숙제를 하기 위해 놀이나 게임을 그만둘 수 잇는 힘, 지루하고 재미없지만 어떻게든 과제를 지속해 나가는 힘이 바로 집중력에서 비롯된다.
집중력이 부족해 실패한 경험이 많은 뇌와 완벽하게 집중해 해야 할 일을 제 시간에 끝낸 경험이 많은 뇌는 성공회로 자체가 들게 생성된다. 이 성공회로는 일의 성공 여부는 물론 자신에 대한 신념까지 결정한다. 이는 '나에 대한 긍정적 신념'을 갖게 하는 자존감으로 이어진다.
p196
집중력이라고 하면 흔히 오랜 시간 자리에 앉아 과제나 업무를 수행하는 능력이나 역량을 떠올리는 데 충동을 억제하는 능력, 자기관리 능력, 만족을 지연시키는 능력도 집중력의 한 영역이다. 아이들에게 양치하기, 방 정리하기, 과제하기, 정해진 시간에 잠자기, 시간 약속 지키기, 앞으로 일어날 새각하기, 계획 실해하기 등은 집중력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p203
불안은 삶을 통제하려는 소망, 불확실성을 확실성으로 바꾸고 싶다는 희망에서 비롯된다. 삶이 자기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 것을 그 누구보다 잘 알기에, 아이가 부모 뜻대로 성장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불안하고 초조한 것이다.
p208
아이에게 자율권을 주는 것이 두렵다면 덜 중요한 일부터 맡기는 연습을 해보자. 행여 부모가 원치 않는 방식으로 아이가 일을 진행하더라도 일단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줘야 한다. 어찌 보면 부모의 마음을 불안하게 만드는 건 아이가 아니라 내 아이를 불완전하게 바라보는 부모의 불안한 시선이 아닐까.
p223
...부모는 아이가 아니라 어른에 어울리는 선택을 해야만 한다. 감정의 뇌가 아닌 이성의 뇌로 사고해야 한다. 그리고 스스로 변하겠다는 마음을 먹고 즉각적으로 잘못된 행동을 바꿔야 한다. 이것이 바로 자기성찰을 할 수 있는 어른이 가진 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