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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명록
김나라
2010-04-06 21:16
우리가 매일 마주치는 수많은 불평등을 고려할 때 질투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우리가 모두를 질투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이라고 할 수 있다. 엄청난 축복을 누리며 살아도 전혀 마음이 쓰이지 않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우리보다 약간 더 나을뿐인데도 끔찍한 괴로움에 시달리게 만드는 사람들도 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이 같다고 느끼는 사람들만 질투한다. 우리의 준거집단에 속한 사람들만 선망한다는 것이다. 가장 견디기 힘든 성공은 가까운 친구들의 성공이다. --- p.58
능력주의 사회의 비옥한 귀퉁이에서 움트는 더 가혹한 의견들에 따르면, 사회적 위계는 단계마다 거기에 속한 사람의 자질을 엄격하게 반영한다고도 한다. 따라서 훌륭한 사람들이 성공하고 게으름뱅이가 실패할 조건은 이미 굳어져 있는 셈이고, 결국 자선, 복지, 재분배 장치, 단순한 동정의 필요성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
2
마이클 영은 <능력주의의 등장>(런던,1958)에서 이렇게 말했다.
"오늘날 사람들은 아무리 비천하다 해도 자신에게 모든 기회가 열려 있음을 안다. (...) 만일 되풀이하여 '바보'라는 낙인이 찍히면 허세를 부릴 수가 없다. (...) 이제는 자신이 열등한 지위에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하지 않을까? 과거와는 달리 기회를 박탈당해서가 아니라 실제로 열등하기 때문에 말이다."
3
능력주의 체제에서는 가난이라는 고통에 수치라는 모욕까지 더해진다.--- p.117
고용주의 이익 (132 ~ 133 P)
고용의 안정성은 조직 내의 정치만이 아니라 회사가 시장에서 계속 이윤을 내는 능력에도 달려있다. 시장은 본래 생산자들이 자신의 경쟁력이나 가격 우위를 장기간 지키기 어려운 곳이다. 많은 노동자들이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녹아내리는 부빙위에 서 잇는 듯한 불안감을 느낀다. 그것은 회사가 이윤을 개선하는 가장 효과적이고 빠른 방법이 언제나 피고용자 숫자를 대폭 줄이는 것이기 때문이다.
자금 압박에 시달리는 회사는 임금 수준이 높은 나라의 노동자들을 쫓아내고 대신 임금 수준이 낮은 먼 땅의 노동자들을 고용하고 싶다는 유혹에 저항하기가 어렵다. 또 경쟁자와 합병하여 수익성을 개선하고 싶은 유혹을 느낄 수도 있는데, 그렇게 하면 중복되는 노동력을 대량 처내야 한다.
또는 노동자들을 대체할 로봇을 개발할 수도 있다. 자동현금인출기(ATM)는 1968년에 개발되었으며, 다음해에 맨해튼의 케미컬 뱅크 지사의 벽에 구멍을 뚫고 처음 설치되었다. 10년 뒤 세상의 ATM 숫자는 5만 대로 늘어났으며, 2000년에는 백만 대로 늘어났다.
그러나 과학기술적으로는 아무리 뛰어난 성과라 해도 은행의 출납원이 ATM에 찬사를 보내기는 힘든 노릇이다. 수치가 증명하듯이, ATM 한 대는 무려 37명의 은행 출납계원의 일을 한다(게다가 병이 드는 일도 없다). 미국에서는 1980년에서 1995년 사이에 일반인을 상대하는 은행 업무에 종사하던 노동자들 가운데 반 정도인 50만 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여기에는 이 광택이 나는 능률적인 기계의 발명도 한몫을 했을 것이다.
피고용자들은 또 시장에 새롭고 더 나은 제품을 내놓아야 한다는 회사의 압박감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도 걱정해야 한다.
[출처]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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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미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