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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호의 개인도서관
그러나 ‘선택‘이란 타의를 닮은 자의에 의해 정해지는 것이다. 어쩔수 없었어,의 등 뒤에 숨어 자신의 나체를 내려다보며 그를 숨기고 싶어하는 마음이 ‘후회‘다.

아버지는 할아버지에게 맞고 자란 상처가 너무나 커서 나중에 아이를 낳으면 결코 손찌검을 하지 않겠노라고 다짐했다. 그 의지를 어머니에게, 아내에게, 딸들에게도 자랑스럽게 들려줬음은 물론이다. 하지만 그의 첫번째 자식으로 태어난 나는 수없이 맞았다. 피가 나고, 상처가 박혀가며 공포에 시달렸다. 성인이 되어서야 ˝때리셔도 할 수 없어요˝ 라고 아버지 면전에 대고 소리를 질렀을 때 그 얼굴에 나타난 두려움은 뭐였을까. 모든 것은 그의 선택이었고, 그래서 후회가 된 것이다.

다른 선택을 했어야 했다. 하지만 맞을 줄 모르는 사람이 때릴 줄도 모르는 것이다. 맞아온 사람이, 그 맞는 법을 가르친다. 도망친 자들의 뒤에 남은 사람이 반대 방향으로 걷는 일이 또한 도망일 뿐인 것처럼. 그것이 선택이다.

그러나 그가 이상향으로 생각하는 평범한 어른이란, 바로 그런 과오들을 짊어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그것이 책임이다. 그것을 짊어지지 않고 도망가려는 자들 때문에 상처받았던 주인공이다. 그런다면 자신은 다른 선택을 했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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