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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과의 협업을 위해 상하이로의 이주를 준비하던 시기와 그곳에 도착하고 나서 몇 달 동안, 거스리는 중국이 결국 위대한 민주주의 국가가 될 것이라는 미국의 시나리오에서 시진핑이 점차 벗어나고 있음을 깨닫기 시작했다. 2013년 가을, 시진핑은 중국과 개발도상국 약 140개국을 육로와 해로로 연결하는 거대한 프로젝트인 ‘일대일로‘를 발표했다. (중략) 또 다른 중국 정부 문건에는 언급을 피해야 할 ‘일곱 가지 금기 주제가 담겨 있었는데, 여기에는 ‘언론의 자유‘, ‘당의 역사적 오류‘, ‘사법 독립‘ 등이 포함되었다. 시진핑은 또한 첨단 전자제품, 생명의학, 항공우주산업에서 자급자족을 실현하기 위한 청사진인 ‘중국제조 2025‘의 기반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P414
미국 외교협회는 "이 프로그램은 국가보조금을 활용하고, 국영기업을 동원하며, 지식재산권 획득을 추진해 첨단산업에서서구의 기술력을 따라잡고 결국 능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라고 분석했다.- P415
쿠퍼티노의 변호사들은 2014년 중반에 발표된 중국의 새로운 법령즉 ‘파견노동법‘을 두고 혼란에 빠졌다. 이 법은 한 기업이 고용할 수있는 임시직 노동자의 비율을 10퍼센트로 제한하는 내용이었다. 새로운 규정은 2016년 3월까지 유예기간을 두었는데, 일단 시행되면 애플의 주요 협력업체들이 모두 위반 상태에 놓일 판이었다.(중략) 그들은 중국에 있는 거스리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그의 답변은 오히려 혼란을 가중시켰다. "그게 요점입니다. 일부러 규정을 어기게 되어 있는 거예요."- P416
서구에서 발전한 ‘법의 지배 rule of law‘와 달리, 시진핑은 중국에서 2,000년 넘게 이어져온 ‘법에 의한 지배rule by law‘를 되살리고 있었다. 법의 지배가 공정한 틀을 마련하는 것이라면, 법에 의한 지배는 인구를 통제하거나, 이 경우에는 기업의 행동을 유도하는 수단이었다. 중국 정부는 시장 접근을 대가로 명시적으로 무언가를 요구하지 않았다. 그것은 WTO 규정상 불법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암묵적 합의를 더욱 쉽게 끌어내도록 시스템을 재설계하고 있었다. 당시 중국에 거주하던 한 서구 기업가는 이러한 변화를 이렇게 표현했다. "자발적 행위가 새로운 의무가 되었습니다.""- P419
한 연구는 다음과 같이 결론지었다. "서구에서 CSR은 기업이 자발적으로 자선, 환경, 인권 등의 사회적 목표를 지원하는 민간 주도의 하향식 자율 규제 형태이지만, 중국에서 CSR은 기업들이 집권당인 중국공산당과 정부의 정치적 의제를 지지하는 상향식 프로젝트다. 여기에는 당의 정당성을 강화하는 빈곤 완화, 시진핑 개인의 관심사로 보이는 환경보호 그리고 ‘국가의 부흥‘이라는 당의 목표가 포함된다."- P420
2013년 로이터통신은 어떤 회의에 대해 보도했는데, 그 자리에서 한 중국 고위 관료가 외국계 기업 30곳에 반독점 벌금 부과를 경고하면서 자발적인 ‘자기비판문‘을 작성하라고 권고했다." 한 참석자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메시지는 분명했습니다. 맞서 싸우면 벌금을 두세 배로 늘릴 수 있다는 의미였어요."- P422
 수십 곳의 업체와 대화하는 과정에서 공통된 주제가 드러났다. "애플과 함께 일하는건 정말 지독하게 힘들어요"라고 그들은 말했다. 거스리는 "그러면 하지 마세요"라고 응수했다. 그러나 그들은 이렇게 대답했다. "그럴 수 없습니다. 너무 많은 것을 배우기 때문입니다." 이 역학 관계는 업계의 일반적인 관행이 전혀 아니었다.- P425
결국 애플에 부품을 공급하는 어느 회사도 자신에게 협상력이 있다고 생각조차 하지 못하게 되었으며, 애플은 언제든 대안을 갖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주었다.- P427
애플은 적정한 가격을 확보하기 위해 공급업체를 극단적인 수준의로 통제했다. 공급업체의 운영 비용과 관련된 모든 세부 정보를 요구했는데, 여기에는 노동자 임금, 기숙사 비용, 기계설비 비용, BOM까지 포함되었다. 사실 애플은 공급업체보다 그들의 운영 비용을 더 잘 파악하고 있었다. 부품 생산에 필요한 원자재를 공급업체가 직접 구매하도록 두지 않고, 이를 대신 조달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방식은 공급업체가 실제 가격을 파악하지 못하도록 방해해 애플이 우위를 점하게 했다.- P428
공급업체들이 겉보기에 불공정해 보이는 이런 거래를 감수한 이유는 이익보다 덜 구체적이지만 훨씬 더 가치 있는 것을 얻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애플 최고의 엔지니어들에게 수업료 없이 제품 출시 전 몇주, 또는 몇 달 동안 현장에서 매일 몇 시간씩 집중 훈련을 받을 수 있었다.- P429
시간이 흐르면서 애플은 자신들이 아무리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하더라도 중국이 1년 안에 모방하리라는 사실을 점차 이해하게 되었다. 이는 그곳에서 사업을 하는 데 따르는 불가피한 비용이었다.- P430
중국 브랜드의 내수 시장점유율은 2009년 10퍼센트에서 2011년에는 35퍼센트로 그리고 2014년에는 74퍼센트로 급격히 상승했다. 아이폰이 노키아를 무너뜨린 것이 아니라, 아이폰을 모방한 중국 업체들이 노키아를 무너뜨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리고 그 모방품들이 이토록 완성도가 높았던 이유는 애플이 모든 공급업체를 철저히 훈련했기 때문이다. 쿡은 애플이 "세계의 개발자"가 되길 원하지 않았지만, 결국 애플은 중국의 개발자가 되고 말았다.- P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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