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들의 시대에서 너무 뒤처져 있었다. 내가 태어났을 때 부모님의 시대(두 분 모두 마흔이 넘어서 날 낳았다)는 이미 멀리 있었고, 형 누나들과 비교해도 한 세대나 뒤처져 있었으므로 자리에 선 채 나를 밀어내는 세월을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그들은 툭하면 내게 "옛날 우리 때는 말이야"라는 말로 시작해 중화상창이 이랬고 저랬고 얘기하다가 마지막에는 "넌 몰라" "넌 참 좋은 팔자다"라는 결론으로 끝맺곤 했다.- P25
세월이 한참 흐른 뒤에야 어머니가 말하는 ‘희생‘과 ‘사랑‘ 사이엔 등호가 그려져 있다는 걸 어렴풋이 깨달았다. 그건 어머니가 일생 동안 내게 가르쳐준 가장 심오하고 엄숙하며 또 가장 난해한 등식이었다. 어른이 된 후 나는 내가 ‘사랑‘이라는 단어를 입 밖에 내거나 듣는 걸 두려워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사랑‘이 등장하면 그와 대칭인 ‘희생‘도 따라서 등장했기 때문이다.- P27
아부가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물건은 사려면 감성에 호소해야 해요."- P45
사실 내 가족들도 내가 뭘 하는지 모른다. 그런데 내 가족이 뭘 하는지 나는 알고 있던가?- P49
60위안짜리 수리지만 주인장은 아부가 지금껏 살면서 봤던 그 누구보다도 세심하고정성스러웠다. 주인장은 자전거를 수리하는 게 자전거를 파는 것보다 열 배는 더 의미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과장 하나 안 보태고 자전거 한 대를 오십 년은 너끈히 탈 수 있어. 아니, 더 오래도 탈 수 있지. 우리 때는 제일 귀한 재산이 자전거였어. 평생에 한 대."
주인장은 그런 사람들의 자전거를 수리해주었다.- P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