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Opera Aperta

지금의 스다루에는 ‘문화 보호‘라는 분명한 슬로건이 있음에도 서점은 하나도 없다. 그분은 더는 길거리에서 책을 사지 않는다. SNS에서 인기 있는 서점들은 책상과 의자가 멋지고, 녹색 식물과 커피, 수공으로 제작한 천 공예가 있으며, 산뜻한 옷을 입은 젊은이들이 사진 찍을 배경을 찾는다. 하지만 책이 아주 높은 곳에 놓여 있어서 애초에 사람의 손이 닿지 않고, 직원을 불러도 오지 않으니, 한번 가면 바로 낙심하게 된다.- P333
거리에서 산 책에는 당연히 거리의 각인이 찍혀 있어서, 어디에서 샀는지, 서점 주인과 무슨 이야기를 나누었는지, 책 등과 표지를 보면 당시의 장면을 모두 머릿속에 다시 떠올릴 수 있다. 인터넷에서 산 책에는 이런 것들이 담겨 있지 않고 거리의 숨결에서 벗어나, 생명 없는 전자 페이지에서 자기 책장에 왔으므로 가끔 "이게 내가 산 책인가?" 하는 의혹이 생기기도 한다.- P334
그분처럼 문학을 연구한 사람은 자기가 연구하는 학과가 약간 ‘지나치게 발전‘해서 종종 곤혹에 빠지게 되므로, 반드시 전체 지식 역사의 운동과 변혁을 통해서 그것을 이해해야만 현대 지식 분과 체계에서 ‘우물 안의 개구리‘ 같은 처지에 이르지 않게 된다고 했다.- P336
요즘 뭐 하시느냐고 물을 때마다 그분은 늘 번역하고 있는데, 이번 생을 다 바쳐도 이 책들을 다 번역하지 못할 거라고 했다.- P338
"번역의 비결은 무엇인가요?"
"천천히 하는 것이지. 그리고 스스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느끼는부분은 틀림없이 잘못된 것이니, 절대로 대충대충 독자를 속여서는 안 되네."- P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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