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아이의 창작은 이처럼 틀에 박히지 않고 질서를 초월하여 재미있는 것을 만들어내기 쉬운데, 이런 무의식적인 창작을 누구나 어린 시절에는 할 줄 알았다가 자라면서 잃어버린다.- P260
현대 서예계의 미적 기준은 다른 하나의 사슬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데, 그건 바로 전시회와 심사 표창, 작품집 출간, 글씨 팔기 등이다. ‘미녀의 미용실‘과 어린아이의 글씨가 시스템 안에 포함된다면 그것은 재미 싸움에만 그치는 게 아니라 몇몇 사람들의 이익에 직접 도전하게 된다.- P262
어린아이든 학생이든 간에 그는 글씨를 쓸 때는 너무 목적의식을 가지지 않기를 바랐다. 굳이 서예가가 될 필요는 없는 것이다. 일상이 무료할 때, 또는 인생의 가장 암담한 시기에 붓글씨를 쓸 수 있다면, 이것이 바로 마음을 기대는 행위인 셈이다.- P2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