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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Brother
  • 리스본행 야간열차 세트 - 전2권
  • 파스칼 메르시어
  • 18,000원 (10%1,000)
  • 2007-10-22
  • : 677

떠나는 것. 떠날 수 없는 것. 그리고 머물러야 하는 것. 

그러나 그 모든 것을 떨치고 떠났다. 문두스라 불리던 그가. 다른 사람도 아닌 그가. 

그래서 그 떠남이 내게 떨림이고 충격이고 그러했다. 그 못지않게. 

우연의 떠남이 처음엔 우연이였는지 즉흥적이었는지 그 조차 확실치 않았지만 그는 프라두를   

향한 길에서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언어의 연금술사. 사실은 여리디 여린 상처입은 그를 만나 

게 된다. 상처입은 인간을 누구나 그렇듯 그렇게 보듬고 추억하게 된다. 실상은 곁에 너무나 

많은 상처받은 인간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프라두... 

어쩌면 잘 자라난 사람들은 모를 것이다. 겉보기만 멀쩡한 사람들, 말이 아니다. 

부모의 관계. 부모가 끊어질 수 있는 관계라고 생각하는 아이는 아마 없을 것이다. 

지금, 내가 생각하는 부부관계와 많이 다르다. 그러나 프라두의 자식에 관한 생각과 나의 

생각은 같다. 어쩌면 내가 느끼는 그런 불안들, 그런 자욱들이 같을 지 모른다. 

친구.. 

그렇다. 친구.. 난 친구가 없다. 없애버렸다. 나하고 영혼이 통하지도 않으면서 그저  친구란 

이름으로 그들을 남겨두기 싫었다. 프라두가 약국을 사주었다. 친구에게. 

그것이 정말 영혼이 움직인 일이었을까? 모르겠다. 

늘 불 밝혀놓는 , 책은 돈 주고 사는게 아니라는 그 친구가 과연 프라두 영혼에 닿았을까? 

아무도 가지고 놀지 않는 시골마을에 바비인형을 몇개씩이나 세트로 가지고 놀던 아이는 

그저 하나를 내어주었을 뿐이다. 친구로 삼고 싶어서. 그저. 나하고 말하자고, 통하자고.  

 

나이를 먹어간다. 

마흔을 넘겼다. 자꾸 타인의 말들이 나를 괴롭힌다. 

친근하게 다가오는 사람들의 속삭임들이 신기루임을 알면서도 아직도 속는다. 

그렇게 방어하지못하는 나는 괴롭다.  

나도 프라두처럼 파란색에 편안함을 느낀다. 

 

요즘 나는 포르투갈어를 배우고 있다. 

몇년 쯤 지나면 이 책을 내가 떠뜸떠듬 읽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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