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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Brother
  • 그 섬에 내가 있었네 (양장)
  • 김영갑
  • 12,150원 (10%670)
  • 2007-05-28
  • : 3,890

이름 모를 사람이 자꾸 나를 향해 오라고 손짓한다. 

이건 꿈이지..싶은데도 깨어나지지가 않는다. 그렇게 나도 그의 길을 지난 주말 걷다 왔다. 

 

틀림없는 바람자욱, 햇살자욱, 안개자욱들이 있는데 그 모든 것들이 틀 안에 들어차서 

사진이라는 것을 깨달았을 땐 이미 그것에 홀려서 빠져나올 수가 없다. 

그는 참으로 담담한 발걸음으로 자신이 넘어야 할 문턱으로 차분하게 나아가고 있다. 

과장하거나 이해를 요구하거나 누구를 탓하는 방법을 애초부터 배우지 못한 사람처럼 

그렇게 지내온 이야기들을 해나간다. 마치 너무나 소중한 것을 잃어버렸던 경험을 가진  

사람인 듯.  무섭진 않았을까? 정말로 죽는 건데..

 

'미친 놈.' 돈 안되는 것에 올인하는 자신의 모습을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한다. 

얘기가 통하지않는 사람들에게 이제는 먼저 자신을 미친 놈이라 소개한다. 

외로웠을 것이다. 지독하게.  

그에게 젖어버렸던 필름은 얼마만큼의 사랑이었을까? 짐작도 안간다.  

어머니의 마지막이었던 그 소중한 쌈짓돈을 받고 울었던 그도 누구의 아들로, 누구의 

남편으로 그렇게 사람들방식대로 살기위해 조금씩 자신만의 꿈들도 접어가며 살고 

싶었을게다.  

나이가 들어 문득 돌아봤을때, 누군가는 하고 싶어하는 일들이 희미해져있거나 

누군가는 이를 물고 참아왔거나, 누군가는 그 꿈들 속에 살고 있거나 할 것이다. 

나이들기 전에 그 꿈에 왜 매진할 수 없었냐고 묻는다면 다들 나름의 변명거리를  

잘 조작해놓았을 것이다.  

그가 얼마나 행복한 꿈을 꾸었는지, 자신은 외로웠지만 참 행복했다고, 살아있는 건 참 

행복한 일이라고 차분한 목소리로 말걸고 있다. 

더불어 그가 사랑했던 제주도의 아름다움을 누군가도 같이 느끼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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