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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책꽂이
  • 젓가락 달인
  • 유타루
  • 11,700원 (10%650)
  • 2014-06-20
  • : 5,388

달인의 조건  

 

    세상에 달인은 많다. 그 유명한 ‘일만 시간의 법칙’에 따르자면 누구나 달인을 꿈 꿀 수 있다. 2학년 2반 교실에도 달인을 꿈꾸는 아이들이 있다. 구리구리 딱따구리 우봉이, 쏙쏙 족집게 주은이, 악어 입 탁탁 성규와 농게 집게발 민지는 젓가락 달인을 꿈꾼다. 젓가락으로 날아가는 모기를 잡고 두꺼운 나무판자를 뚫을 필요는 없다. 선생님이 젓가락 달인을 뽑는 이유는 무림고수가 천하를 통일하는 일처럼 거창한 것이 아니니까.

 

   손을 많이 사용하면 머리가 좋아지고 젓가락질을 잘 하면 반찬 집기 편하다. 선생님은 이렇게 단순하지만 살아가면서 가장 기본이 되는 젓가락질을 재미있게 가르쳐주고 싶었을 것이다. 선생님 의도와는 달리 아이들은 무림고수만큼이나 큰 뜻을 품고 진지하게 달인의 자리에 도전장을 내민다. 특히 라오스에서 온 엄마를 위해 야심차게 달인에 도전하는 주은이의 모습은 당당해서 멋있다. 젓가락질에 관심조차 없었던 우봉이가 달인에 도전하면서 성장해가는 모습도 참 대견하다. 진정한 젓가락 달인 할아버지와 주은이를 향한 마음이 양 날개가 되어 훨훨 날아오르는 우봉이.

 

   그리하여 우봉이는 삼십 초 동안 콩을 백만스물아홉 개나 옮기고 달인이 되었습니다, 끝! 이렇게 이야기가 끝났다면 그렇고 그런 동화가 되었겠지만 이 동화의 끝은 참으로 매력적이다. 할아버지가 진정한 달인의 조건에 대해 말해 주었기 때문이다. 진정한 달인은 외형적 기술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내면의 마음 밭도 넓게 키워야한다. 할아버지는 아홉 살 우봉이가 알아듣기 쉽게 그냥 달인만 되면 참 좋겠다고 한다. 동무들 이길 생각일랑 말고. 누군가를 이기지 않고 나의 한계를 뛰어넘는 것, 이것이야 말로 진정한 달인의 조건이라고 할아버지는 말하고 싶었을 것이다. 우봉이는 과연 진정한 달인이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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