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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리와 함께 재미난 세상을~^^
  • 위·촉·오나라 역대 황제 평전
  • 강정만
  • 26,100원 (10%1,450)
  • 2026-06-15
  • : 400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중국 역사에서 소설 삼국지 내용은 시대적으로 기간이 길지 않다. 시점에 따라서 수 십 년에서 100년 전후 된다. 만 년에 이른다는 중국의 역사에서 삼국지 시대는 짧은 편에 속한다. 그러나 어떤 시대보다도 더 역동적이고 치열한 시대였다. 그것을 더 극적으로 만든 것은 소설 삼국지고. 소설 삼국지가 나온 이래로 수 많은 사람들이 읽고 감동 받고 그것을 바탕으로 계속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그런데 사실 소설 삼국지는 역사를 바탕으로 했지만 많은 부분이 창작되었다. 그래서 소설로만 삼국지를 이해하면 여러 오류가 생긴다. 실제 역사는 어땠는지 정사와 비교하면서 읽으면 더 내용이 풍부해질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정사의 내용을 잘 소개하는 책들이 있는데 이번에 나온 책은 정사 삼국지 속의 여러 황제들을 소개하고 있다. 소설에서 보는 여러 영웅들의 모습이 아니라 실제 역사 책에 기록된 참 모습을 알 수 있는 기회다.


먼저 책은 위 나라를 세운 '조조' 부터 이야기한다. 사실 조조는 '난세에는 간웅' 이라는 평가에 딱 어울리는 사람이다. 똑똑하고 치밀하며 사람의 마음을 잘 얻을 줄 아는 최고의 지략가 이면서 행정가 면서 정치가다. 소설에서는 간교한 이미지가 두드러졌지만 실제 능력 면에서는 삼국에서 최고라고 할 수 있다. 몇 몇 역사상 잔혹한 면도 있었고 덕이 부족한 부분도 있었지만 인정도 있고 정세를 잘 살피기도 하면서 정국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 허수아비 황제보다 더 위세가 있었지만 끝내 한의 신하를 자처한 면도 나름 선을 잘 지킨 것 같다. 그가 토대를 닦은 위는 결국 그의 아들 대에 와서 황제의 위에 오르게 된 것이다.


책에서는 한나라 말 혼란의 시기에 조조가 어떻게 정국을 주도해 나가게 되었는지 전체적으로 살피고 있는데 나아가고 물러설 때를 잘 포착해서 자신의 의도대로 끌고 나가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조조가 가장 잘 한 것은 한 황실을 장악했다는 것이다. 아무리 망국의 길로 나가고 있다고 해도 당시 한나라 황제의 권위는 살아 있었다. 그런 황제를 볼모 삼고 수도를 기점으로 명분을 잡으니 다른 제후들보다 더 앞서게 된 것이다. 비록 적벽 대전의 대패로 순간 삐끗했지만 다시 전력을 잘 구축했고 손권과 손 잡고 유비를 잘 견제해서 결국 촉을 더 나아가지 못하게 했다. 그런 과정을 보면 역시 조조다 할 만하다. 후대에 삼국지의 실제 주인공은 조조다라고 하는 사람들이 생겨난 이유기도 하다.


한 황실의 후예라는 점을 내새워 촉한을 건국한 유비 또한 영웅이다. 그는 항상 쫓겼다. 세력이 작은 것은 아니었으나 주위 제후들에 비해서 손색이 있다 보니 상황을 주도하지 못했다. 조조에게 거의 잡힐 뻔 했으나 제갈량과 관우, 장비 등 죽음을 불사한 측근들의 활약과 유비 자신의 덕으로 촉땅에서 나라를 세우는데 성공한다. 적벽 대전 이후 촉으로 들어가 세력을 형성한 것은 한을 세운 유방과 비슷한 면이 있다. 거기에서 천천히 세력을 키우고 신중하게 국력을 길러 갔다면 삼국의 정세는 또 달라졌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는 이릉 대전에서 크게 패하고 그 후유증으로 죽게 되면서 촉의 운명도 떨어지기 시작했다. 


유비는 삼국의 여러 인물들 중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사람이다. 한미한 집안을 배경으로 짚신을 꼬던 그 열악한 상황에서 결국 나라를 건국할 만한 큰 인물로 큰 사람이다. 그 유명한 도원결의를 통해 관우와 장비라는 일당백의 큰 장수를 얻었고 한 사람만 얻어도 천하를 얻는다는 제갈량과 방통 모두를 얻어서 큰 세력으로 성장했다. 유비를 무능하다고 여기는 사람들도 있는데 세력이 약한대도 끝까지 살아남아서 나라를 세우고 조조나 손권이 함부로 대하지 못하게 했다는 것은 대단한 능력을 가졌다는 것이지 무능한 것이 아니다. 그가 좀 더 살았으면 삼국의 역사는 달라졌을까. 아마도 촉이 그렇게 허무하게 망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손권은 이미 강동 땅에서 뿌리 내린 손견의 아들로 맹수 같았던 형 손책의 동생이다. 신중하면서도 사려 깊고 치밀한 성격으로 결국 삼국 중에서 마지막 오나라의 황제로 등극하게 된다. 세력이 약하던 유비를 받아들여 전력을 형성한 후 적벽 대전으로 조조를 박살 내서 한동안 위가 넘보지 못하게 했다. 그때의 위세는 새롭게 나라를 만들 분위기였으나 시기를 놓쳤고 말년에 여러 실정을 저지르면서 국력을 더 키우지 못했다. 특히 조조와 연합해서 유비를 죽게 만들었지만 거기서 더 촉을 압박하지 못했다. 제갈량이라는 천하의 기재 때문이었다고 하지만 오나라에도 버금가는 장수들이 있었는데 아쉬움이 있다. 그래도 당시 변방이었던 오나라를 발전시키고 역사상 중요한 지역으로 들어오게 한 공이 있다. 


이밖에 인상적인 군주는 위의 황제로 등극한 조비와 조예다. 한의 충신을 자처했던 조비는 한의 마지막 군주 헌제로부터 선양받는 형식으로 한나라를 멸망시키고 위를 건국한다. 그는 난세의 위를 잘 정비해서 촉이나 오가 함부로 하지 못하는 나라를 만들었다. 군사적인 재능은 아버지 조조에 미치지 못했지만 내정을 튼실하게 하고 북방을 안정시켜서 위의 국력을 더 튼튼하게 한 인물이다. 하지만 그 재능을 오래 꽃피우지 못하고 일찍 죽은 것은 위나라에겐 큰 손실이었다.


그리고 그 뒤를 이은 조예는 군사적인 재능이 뛰어났다. 촉을 실질적으로 통치했던 제갈량에 맞서 그의 북벌을 효과적으로 봉쇄했다. 물론 제갈량에 버금가는 지략가인 사마의가 전선에 나갔지만 전황을 명확하게 분석하고 대비하게 한 것은 조예다. 그가 결국 제갈량을 패배시킨거나 다름없다. 그러나 그런 조예가 가장 큰 실책을 저지른 것은 후사를 명확하게 하지 않고 일찍 죽었다는 것이다. 그에게도 여러 아들이 있었는데 모두 어린 나이에 죽었다. 그래서 대를 이를 사람이 부족했다는 것을 감안해도 자신의 명이 쉽지 않음을 깨달았다면 좀 더 튼튼한 방도를 마련했어야 했다. 그러나 그러지 못했고 사마의에게 후사를 부탁한다고까지 했다. 이미 조예도 사마씨를 의심하고 있긴 했지만 그를 내치지 못했고 결국 조씨 위나라는 사마씨에게 멸망 당하게 되는 것이다.


사실 삼국의 여러 황제들 중에서 소설에서 보는 조조,유비,손권만큼 대단한 황제도 잘 없긴 하다. 촉나라는 2대 만에 망했는데 후주라고 불리는 유비의 아들 유선은 유비 사후 촉나라를 유지시킨 것만 해도 대단하다고 하지만 기본적으로 무능했다. 그리고 오나라 또한 말년에 무력해진 손권의 후손들 중에 능력있는 자가 없었다. 위나라는 조비와 조예가 나름 능력이 있었지만 너무 일찍 죽어서 위를 더 부흥시키지 못했다. 이렇게 후대 황제들이 중흥을 할 만한 인물들이 없었기에 삼국 시대가 오래 가지 못하고 서진으로 통일 되는 것이다.


서진을 세운 사마씨도 사마의와 그 아들을 빼고는 크게 뛰어난 인물이 없어서 결국 망하게 되고 중국 대륙은 남북조라는 분열의 시대를 맞게 된다. 수나라에 의해서 중국이 통일하기까지 400여년 동안 치열한 대립의 시대가 된 것이다.


책은 삼국지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읽으면 좋을 내용이다. 유비, 조조, 손권 등은 잘 알아도 그 후예들은 어떠했는지 잘 모를 수 있다. 이 책에서는 각 주인공들의 후대 황제들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 어떻게 통치를 하고 역사가 흘러갔는지 잘 알려주고 있어서 좋다.

다만 내용은 전체적으로 당대의 역사를 잘 풀어주는 것이라서 좀 딱딱하고 지루할 수 있다. 그래도 삼국지에 나오는 삼국의 황제들을 알아간다는 면에서 추천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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