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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리와 함께 재미난 세상을~^^
  • 약소국의 제2차 세계 대전사
  • 권성욱
  • 37,800원 (10%2,100)
  • 2026-02-05
  • : 2,990

'전쟁을 끝낼 전쟁' 이라는 소리를 들었던 제 1차 세계 대전은 그 규모나 희생자의 숫자를 따져 본다면 정말 인류 역사상 최악의 전쟁이었다. 산업 혁명의 기반 위에 만들어진 수 많은 근대 무기들은 기존의 활과 창 같은 재래식 무기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의 파괴력과 살상력을 갖고 있었다. 이 전쟁이 가까스로 봉합이 되고 국제 연맹이 창설되면서 더 이상 이런 참혹한 전쟁은 없을 것이라고 사람들은 생각했다. 


그러나 당시 사람들이 너무 순진했을까. 전쟁은 끝났지만 전후 처리 과정에서 수 많은 갈등 요소를 만들었기에 어떻게 보면 또 다른 전쟁을 잉태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승전국 위주의 인위적인 전리품 챙기기와 전범국에 대한 가혹한 처리, 그리고 전쟁의 결과로 태어난 수 많은 독립국들...세밀하고 조심스럽게 진행이 되었어야 하는데 모든 것이 편의 위주로 그냥 지도상, 문서상으로만 처리가 되어서 현실을 무시했기에 큰 갈등 요소가 있었던 것이다.


무엇보다 영국, 프랑스를 비롯한 승전국들은 더 이상 이런 큰 전쟁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 타협을 중시했다. 일정 부분을 희생 해서 되도록 갈등을 봉합하려고 했다. 이들이 진짜 전쟁에 대한 공포심에서 그랬는지 아니면 그냥 비겁했기에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유화책이 결국 전쟁이 씨앗을 뿌리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히틀러의 말도 안되는 요구 사항에 영국과 프랑스가 단호하게 대처했다면 전쟁은 없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그러지 못했고 미적미적 거리는 사이에 나치의 급성장으로 결국 대 전쟁이 일어나게 된 것이다.


우리는 2차 세계 대전을 주로 미국,영국,프랑스,소련의 연합군과 독일,이탈리아,일본의 추축국의 전쟁을 이야기하지만 그것 만으로 세계 대전이 될 수가 없다. 사실 그 나라들이 덩치가 커서 눈에 띌 뿐이지 수 많은 작은 나라들이 이 전쟁에 휘말렸다. 그리고 이들은 나름의 존재감도 있었고 자기들에게는 절박한 전쟁이었다. 이 책은 그런 상대적으로 약한, 책 제목인 '약소국'들이 이 전쟁에서 어떻게 침략을 받고 나라를 잃게 되는 지를 이야기 하고 있다.


책은 먼저 에티오피아의 이야기를 한다. 에티오피아는 아프리카의 오래된 독립국으로 한때 북아프리카와 중동까지 영역을 펼치는 제국이기도 했다. 주위의 이슬람 국가와는 다른 기독교 국가이기도 한 이 나라를 눈독 들이는 곳이 있었으니 바로 이탈리아의 무솔리니였다. 그는 과거 로마 제국의 영광을 계승한다는 미친 생각으로 이미 식민지로 두고 있었던 에티오피아 인근 국가들 외에 또 하나의 영토를 넓히려고 한 것이다. 에티오피아 국민은 열심히 싸웠지만 근대 무기로 무장한 이탈리아군에게 이기기는 쉽지 않았다. 결국 이탈리아에게 망하게 되지만 당시 황제를 중심으로 국민들이 게릴라전을 펼치면서 끊임없이 이탈리아를 괴롭혔고 2차 세계 대전이 발발하자 영국의 지원을 받아서 끝내 이탈리아를 몰아내는데 성공한다.


핀란드는 독립 국가이긴 했지만 이웃한 독일과 소련 때문에 늘 긴장하면서 살아야 했다. 지도부가 친독파였는데 핀란드가 독일과 함께 소련을 침공할 지도 모른다는 망상에 빠진 스탈린은 전격적으로 핀란드를 침공한다. 손쉽게 이길 것 같았던 전쟁은 핀란드의 격렬한 저항으로 소련이 물러나지만 곧 대규모 재침공으로 결국 소련이 이긴다. 하지만 상처 뿐인 영광이었다. 핀란드는 영토와 돈을 잃게 되지만 대신 독립국의 지위는 지켜낸다. 이 전쟁의 여파로 독일이 나중에 소련을 침공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 소련 전투력을 다 보게 된 전쟁이었기 때문이다.


제 1차 세계 대전의 패전으로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과 오스만 투르크 제국이 해체가 된다. 그들이 지배하던 땅에 많은 국가들이 독립하게 되는데 이들이 서로 합의 하에 일어난 것이 아니기에 많은 갈등 요인이 있었고 일이 생기면 그저 뜯어먹을 생각밖에 안하는 상황이 되었다.독일의 침략으로 오스트리아, 체코는 합병을 당하고 폴란드, 헝가리. 루마니아. 불가리아는 상황에 따라서 서로를 물고 뜯고 했다. 추축국과 연합국을 왔다 갔다 하면서 상대의 영토를 조금이라도 얻으려고 했다. 사실은 이들이 독일 편에 붙었다고는 하나 결국 히틀러의 꼭두각시가 되거나 점령 당해 국가의 기능이 정지되기도 했다. 책에서는 이들 사이의 이전 투구와 그 와중에 이들을 진압하는 독일의 상황이 잘 설명되고 있다.


책은 직간접적으로 세계 대전에 휘말리게 된 여러 나라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제목처럼 다들 약소국이다. 우유부단하고 타협적이던 영국이나 프랑스와는 달리 이들 중에는 자주적인 생각을 가지고 추축국에 저항한 나라도 많다. 그러나 기본적으로는 약한 나라였다. 배신이 난무하던 당시의 정세에서 살아 남기 위해서는 자신들의 힘이 있어야 했지만 그러지 못했기에 영국이나 프랑스의 뒤통수에, 독일의 침공에 당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끈질긴 저항으로 끝내 이기기는 했지만 엄청난 희생을 치루고 난 뒤였다. 전쟁은 일어나서는 안되지만 일어난다고 해도 최소한의 희생만으로 끝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힘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하는 내용이었다. 북한의 위협이 아니라고 해도 중국,러시아,일본으로 둘러싸인 우리의 입장에서는 나를 건드리면 같이 죽는다는 정도의 전력을 갖고 있어야 약소국의 비애를 당하지 않을 것이다. 이미 우리는 일제에 그런 경험이 있지 않은가.


책은 재미있다. 전쟁사 전문인 지은이가 쉽게 읽히게 잘 썼다. 전쟁에 참여한 주요한 국가들 외에 타의에 의해 전쟁에 끌려간 여러 나라들의 사정을 상세하게 그리고 있어서 제 2차 세계 대전을 좀 더 넓고 입체감 있게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전쟁사나 2차 세계 대전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 강추하는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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