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살리와 함께 재미난 세상을~^^
  • 스타터 빌런
  • 존 스칼지
  • 16,200원 (10%900)
  • 2024-12-31
  • : 3,290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존 스칼지' 는 '노인의 전쟁' 을 통해서 처음 접했는데 우주를 배경으로 한 SF 책을 많이 펴낸 유명 작가다. 그런데 이 작가의 가장 큰 장점은 재미있다는 것이다. 사실 SF 소설이라고 해도 쉽게 잘 안 읽히는 책들도 많다. 그런 책들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쉽게 잘 읽히는 책이 좋다. 어차피 재미 있으라고 읽는데. 그런 면에서 존 스칼지 작가는 SF 본연의 의미를 잃지 않으면서 흥미롭게 글을 잘 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는 작가가 아닌가 싶다.


이번에 나온 책은 기본에 많이 봤던 우주를 배경으로 한 작품은 아니다. 뭔가 소품 같기도 한데 읽어 보면 또 다른 매력을 느끼게 하는데 처음에는 다른 작가가 썼나 싶을 정도다. 작가 특유의 유머와 통찰이 나타나긴 하지만 기존의 배경과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쉽고 재미있게 잘 쓴다는 그 특성이 이 책에서도 잘 나타난다.


주인공인 찰리는 거의 반 백수의 신세로 하루하루를 대출금을 걱정하면서 살고 있다. 그의 유일한 안식처는 길 고양이다. 그러던 어느날 TV를 통해 외삼촌이 사망했음을 알게 된다. 그는 어릴 때 이후로 본 적도 없고 연락도 거의 안하고 살았던 거의 남이나 다른 없는 사람이다. 당연히 별 다른 감정도 없을 터. 그런 그에게 삼촌의 비서라는 사람이 찾아온다. 마틸다 모리슨. 그녀는 삼촌의 장례식 유족 대표자를 맡아 주면 찰리가 살고 있는 집을 온전하게 소유할 수 있도록 해준다고 한다. 그 집은 찰리가 살고 있지만 아버지가 그의 배다른 형제 세 명과 공동 상속을 해 놔서 언제든지 쫓겨날 지도 모르는 상태로 살고 있었다. 그런데 장례식을 조금 도와주면 이 집을 내가 가지게 해 주겠다고? 안 하면 손해지. 찰리는 수락하지만 정작 장례식장에 가니 분위기가 좀 묘하다.


사실 삼촌은 주차장 관리와 관련한 회사를 가지고 있는 부자라는 정도밖에 아는 게 없다. 그런데 장례식을 찾아오는 사람도 많지 않은데 찾아 온 사람도 묘하다. 추모하러 온 것이 아니라 뭔가 확인하러 온 듯한? 이런 저런 우여곡절 끝에 장례는 치르고 집에 오는데 갑자기 집이 폭발한다. 졸지에 살 곳이 없어진 찰리. 그런 그에게 마틸다는 누구를 따라가라고 한다. 누구를?

바로 그가 기르던 고양이 '헤라'를 따라 가란다. 헤라는 마치 사람처럼 그를 이끌어가는데 헤라를 따라가니 집이 나온다. 그 집에서 살란다. 그런데 찰리를 놀라게 한 것은 헤라가 단순한 고양이가 아니라 사람 같은 고양이라는 것이다! 바로 글을 쓸 줄 아는 생각하는 고양이.


헤라는 컴퓨터 자판을 통해 이야기를 하는데 그 자체도 놀라운 일이지만 헤라가 그냥 길고양이가 아니라 여러가지 일을 하는 관리자격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일은 삼촌의 숨겨진 일이라고 한다. 단순한 주차장 관리 회사가 아니었나? 이제 삼촌의 일은 그의 일이 되었다. 삼촌 일을 정식으로 찰리가 대행하게 되는 것이었다.


놀랄 일은 또 이어진다. 바로 돌고래들. 돌고래가 지능이 높은 건 알겠지만 찰리가 본 돌고래는 거의 사람급이다. 돌고래의 울음 소리를 사람 말로 변환시켜주는 장치를 통해 그들과 대화를 할 수 있었는데 그들은 지금 노동 쟁의 중이다. 돌고래가 노동 쟁의라니! 찰리는 점점 삼촌의 사업에 대해서 궁금해진다. 대체 정체가 뭐야?


이제 찰리는 삼촌의 사업을 정식으로 운영한다. 그는 빌런들의 공갈과 협박에 대처해야 하고 고양이들을 돌봐야 하고 돌고래들과 노동 협상을 해야 한다. 그전에 빌빌거리며 살던 찰리가 아니다. 그런데 무능한 듯 보였던 찰리가 아니다. 주위의 도움을 받기는 했지만 점점 상황을 해결하기 시작한다. 숨겨진 재능이 있었던가. 연락은 안 했지만 늘 주시하고 있었던 삼촌의 혜안이 맞았을 수도 있겠다. 소설 초반 약간 무기력했던 찰리가 조금씩 성장해 가는 모습이 흥미롭게 잘 펼쳐지는 내용이었다.


고양이나 돌고래가 사람과 같은 급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활동한다는 점에서 이 책을 SF 소설이라고 해야 하긴 하겠지만 판타지적인 느낌도 있고 빌런을 처리한다는 점에서 액션 소설 같기도 하고 복합적이긴 하지만 암튼 뭐든 간에 재미가 있다. 역시 글도 잘 쓰고 상상력도 풍부한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용은 나름 현실을 풍자하고 여러 상황을 통해서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하지만 그런 것을 생각하지 않아도 좋다. 그냥 내용 자체로 흥미롭고 재미있다. 등장 인물과 내용 전개가 신선한 느낌을 준다. 작가의 다른 작품들에 비해서 접근성이 좋은 작품이다. 그냥 재미있는 책이란 생각으로 읽다 보면 존 칼리지 작가의 다른 작품들도 찾아보게 될 것이다.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