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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철학자의 눈으로 본 십자군 전쟁
  • 박승찬
  • 22,500원 (10%250)
  • 2025-01-11
  • : 1,965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역사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사람들이라면 '십자군 전쟁' 이라는 것을 들어 봤을 것이다. 조금 더 아는 사람이라면 이슬람에 점령 당한 '예루살렘'을 구하기 위해 서유럽 기독교 국가들이 전쟁을 벌인 것이라는 정도는 안다. 그런데 그걸로 끝이다. 십자군 전쟁이 대체 뭐였는지 어떤 의미가 있었는지 어느 정도라도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 서양에서는 역사의 분기점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의미 깊은 역사적 사실이었지만 우리에게는 큰 영향을 끼치지 않았기에 그럴 것이다.


사실 영화나 소설 등에 십자군과 관련된 내용이 많다. 다분히 서양의 시각이 들어간 것들이 많은데 보통 서방 기독교 세력과 이슬람 세력간 의 종교 전쟁 정도로 나온다. 이것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내용이다. 분명 기독교와 이슬람의 종교 전쟁의 의미도 있지만 내용을 들어가면 같은 기독교끼리 싸우기도 하고 이슬람도 일치된 것이 아닌 서로 분열되어 있어서 딱 잘라서 이쪽 저쪽 하기 어려운 것이다. 이것은 이 전쟁이 사실 상당히 복잡한 원인이 있었고 겉으로 보이는 '성전'의 이미지와는 달리 탐욕이 바닥에 깔려 있다는 것을 잘 이해해야 한다. 예루살렘을 구하기 위한 순수한 신앙의 열정이 있긴 했지만 그게 온전한 목적은 아니었던 것이다.


책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십자군에 관한 잘못된 이야기를 수정하고 진짜 십자군 이야기를 전개한다. 십자군 전쟁의 이면에 가려진 배경을 설명하고 어떻게 전개가 되는지 차근차근 잘 이야기하고 있어서 책을 읽다 보면 십자군이 왜 일어났는지 결말과 의의는 무엇인지 잘 알 수 있게 한다.


우선 십자군이 일어나게 된 것 배경을 알아야 한다. 십자군 전쟁의 주된 목적지인 예루살렘은 원래 동로마 제국의 영토였지만 후에 이슬람 세력의 지배하게 된다. 그런데 당시 중세인들의 큰 소망이 성지 순례였는데 예루살렘이  그 대상이었던 것이다. 동로마 제국의 영토였을 때는 큰 상관이 없었지만 이슬람 왕조의 지배하에 있을 때가 문제였다. 다행히 이슬람 왕조는 몇 가지 조건을 지키면 순례를 막지 않고 보호를 해주었다. 예루살렘은 기독교 뿐만 아니라 이슬람에게도 성지였기에 순례객들을 막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던 것이 셀주크 투르크의 지배 하에서 순례를 전면 금지하기에 이른다. 강력한 이슬람 왕조를 세우기 위해서 그 전의 평화로운 정책을 뒤집은 것이다. 이것이 기독교 탄압으로 확장되고 퍼지면서 서유럽 기독교 세력들을 자극하게 된다. 이런 분위기에서 당시 동로마 제국 황제가 로마 교황에게 군사적 도움을 요청하고 이것을 교황이 받아들여서 성지 탈환의 목적으로 십자군 운동이 시작된 것이다. 책에서는 총 8차까지의 십자군 전쟁을 소개하고 있고 각 차수 별로 역사적 사실이 어떻게 되는지 잘 설명하고 있다.


사실 처음에는 종교적인 열망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바로 옆 동네도 아니고 수 만 리 떨어진 곳으로 전쟁을 하러 간다는 것이 쉬운 결정은 아니다. 내 전쟁도 아니고 남의 전쟁이고 나와는 큰 상관도 없는데 말이다. 그래서 이 전쟁이 일어나기 위한 여러가지 동기가 있다. 그런 동기들이 복잡하게 얽혀서 그 머나먼 원정을 떠나게 되는데 책에서 잘 설명하고 있다.


당시는 중세 봉건 시대인데 11~12세기는 인구가 크게 증가하던 시기고 이때 토지 부족이 문제가 되었다. 그래서 상위의 사람들을 빼고는 많은 사람들의 경제 계층이 고정이 되어서 그대로 놔두면 폭발할 수도 있었다. 이런 불만을 가진 사람들을 동방으로 보내서 토지나 부나 명예를 쟁취하게 했고 또 상인들은 경제적 이득을 얻기 위한 기회이기도 해서 여러가지 이익이 보였기에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게 된 것이다. 게다가 당시 점차 힘을 길러가는 각 국의 왕들을 눌러 놔야 할 필요성을 느꼈던 당시 교황의 정치적인 입장도 한 원인이 되었다. 결국 당시의 전쟁은 단순한 종교적인 것이 아니라 그것을 표면으로 삼아서 각 위치의 사람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참여한 것이었다.


책은 그렇게 결성된 십자군 전쟁을 1차 때부터 마지막 전쟁까지 순차적으로 잘 설명하고 있다. 1차 때의 원정으로 결국 예루살렘을 탈환하지만 이것을 동로마 제국에 반환하지 않고 그 일대에서 왕국을 건설하게 되는데 그것이 이스라엘 왕국이다. 그 외에도 3개의 다른 기독교 계열 왕국이 건설된다. 사실 동로마 제국의 입장에서는 이 지역의 지배권을 십자군의 힘을 빌어서 가져가려고 했겠지만 그런 순진한 생각이 어디 있겠는가. 피를 본 십자군 입장에서는 순순히 내놓을 수는 없었던 것이고 이들의 인식 차이는 십자군 전쟁 내내 이어졌고 결국 서로에게 칼을 겨누는 상황이 되면서 결코 화합 할 수 없게 된다. 


십자군 전쟁은 약 200 년 동안 계속되었지만 결국 실패한다. 각 세력 간의 화합도 되지 않았고 서로의 이익 만을 탐했기에 실패할 수 밖에 없었다. 내용을 보면 서유럽 십자군과 동로마 제국간에도 협력이 되지 않고 서로 반목했고 이슬람 세력도 계속해서 분열했다. 서로 간에 싸우기도 했고 적의 적은 동지란 의미에서 동로마 제국이 이슬람 왕조와 비밀리에 협정을 맺기도 하는 등 딱 잘라서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복잡하게 얽혀 들어 갔다. 


우리는 이 전쟁이 종교 전쟁도 아니고 문명의 충돌도 아니란 것을 알아야 한다. 그저 당대에 각 나라 별로 종교 별로 개인 별로 나름의 이익을 위한 전쟁이었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물론 자신의 재산과 생명을 담보로 성전을 탈환하기 위해서 모든 것을 바친 사람도 분명히 있었다. 결국 이 전쟁이 한 두 개로 쉽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상당히 복잡한 여러 동기에 의해 이루어진 일이었고 200년 동안 일어난 일인 만큼 그 해석도 다양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책은 쉽게 잘 읽힌다. 십자군 전쟁은 중세 유럽에 많은 영향을 끼쳐서 여러 결과를 낳았지만 우리 나라에서는 우선 순위의 전쟁이 아닌지 관련된 책이 많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십자군 전쟁이 무엇인지 그 개념부터 전개, 결과 , 의미 등을 전체적으로 쉽게 잘 설명했다. 이 전쟁에 관심 있는 사람에게는 이 책만 읽어도 충분히 그 시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관련된 지도나 특히 그림이 풍부해서 책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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