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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니농, 좀 걸어요, 지노가 제게 말해요. 우리는 그레차나 쪽으로 걸어가요. 지노는 아무도 모르는 길들을 알고 있습니다. 정말 신기하죠. 그는 고속도로를 한 번도 건너지 않고도 한 도시에서 다른 도시로 갈 수 있거든요. 나중에 저는 그의 얼굴과 그 기다란 코 때문에산토끼라고 불렀는데, 제가 옳았어요. 그는, 다른 사람들은 찾기는커녕 보지도 못하는 길을 알고 있으니까요. 그날은 그가 저를 만지지 않았어요. 종종 둑을 내려가거나 나무 아래를 지날 때 손을 잡아주기는 했죠. 그는 이전에 남자들이 제게 한 번도 보여 주지 않았던행동들을 했어요. 그는 자제하고 있었어요. 원숭이들이 하는 짓과는 정반대죠. 원숭이들은 다 망치고 다니잖아요. 그는 자신의 악기를 꼭 쥔 채 온몸으로 그 악기를 감싸고 있는 색소폰 연주자 같았어요. 지노는 사이프러스가 자라는 베로나의 햇빛 아래에서, 아무런악기도 없이 그렇게 했던 거예요. 그런 모습 때문에 제가 그를 만지고 싶었지만, 참았습니다.- P53
평원은 초여름이다. 풀은 녹색이고 어리다. 도로가 포 강에 가까워질 때마다 강은 점점 더 넓어진다.
이곳 그리스에서 섬들 사이의 바다는 다른 모든 것보다 오래 남는 무언가를 떠올리게 한다. 그곳 평원의 담수는 다르다. 포 강은,
한데 모여서 점점 불어나는 동안(일정 시점이 지나면 모든 큰 강은더 많은 물을 끌어모은다), 그 무엇도 변화를 피해 갈 수 없음을 강요한다.
도로 가장자리에 양귀비가 자라고 있다. 늘어선 버드나무들이 강의 경계를 알려 주고, 부드러운 바람은 그 꽃들을 마치 베개 안의솜털처럼 도로 건너편으로 날려 준다.
그러는 내내 땅은 점점 더 평평해지고, 나이 든 여인의 손끝에서펴지는 테이블보처럼 주름도 사라진다. 여인은 다른 손으로 접시와 나이프와 포크를 들고 있다. 땅이 점점 더 평평해지면서 거리감도 늘어나고, 인간은 아주 작게 느껴진다.- P54
신호수는 오토바이를 빠르게 몬다. 발뒤꿈치를 들고, 팔꿈치를구부리고, 손목의 긴장을 풀고, 허리 부분을 연료 탱크에 밀착시킨다. 어쩌면 이른 아침의 햇빛 덕분에 모든 것이 또렷이 보이면서, 속도에 대한 욕심이 생겼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의 모습을 그려보면, 바다에 이르는 것이 강의 본성이듯, 속도를 꿈꾸는 것은 남자의 본성임을 알 수 있다. 속도는 인간이 신의 것으로 여긴 최초의특성들 중 하나다. 그리고 여기, 아직 교통 정체가 시작되기 전의 화창한 아침에, 커다란 강 옆에서 장 페레로는 마치 신처럼 오토바이를 몰고 있다. 시선을 조금만 돌리면, 손가락을 움직이고 어깨를조금 틀기만 하면, 조금도 힘들이지 않고, 그 어떤 인간적인 지체도없이, 그 효과를 기계에 전달할 수 있다.- P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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