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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올리브는 가슴이 조금 찔리듯 아파오는 것을 느꼈다. 그녀는 시선을 앞으로 향한 채 한참 동안 아무 말이 없다가, 이윽고 말했다. "네, 혼자서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그녀는 마침내 루시를 쳐다보았고, 루시가 그녀를 보고 있었다. 올리브가 말했다. "왜요? 그럼 당신 생각은 어떤데요?"
"어쩌면 당신 어머니보다 그의 아버지에게 더 책임이 있는것 같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올리브는 그것에 대해 생각해본 다음 말했다. "음. 아버지의 두 형제도 같은 방법으로 죽었어요."
"그랬나요? 그럼 어머니는 책임이 없었을 수도 있겠네요." 루시가 크게 한숨을 내쉰 뒤 말했다. "하지만 그건 슬픈 이야기예요. 오려낸 기사를 평생 간직했던 거요." 그녀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이런 개같은. 이 모든 기록되지 않은 삶이란. 사람들은 그저 그런 삶을 살아가는 거죠." 그러고는 올리브를 쳐다보며 말했다. "욕해서 죄송해요."
"아니에요. 실컷 해요." 올리브가 덧붙였다. "음. 이야기는 이게 다예요. 늘 누군가한테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하지만 무슨 이유에선지 한 번도 하지 않았죠."- P41
우리는 삶이 우리의 통제 안에 있기를 바라지만,
전적으로 그럴 수는 없다. 불가피하게 우리보다 앞서 존재한사람들의 영향을 받는다.- P48
그들은 한동안 침묵 속에 좀더 앉아 있었다. 밥이 팬데믹동안 루시와 함께 처음 산책하기 시작했을 때 그녀는 종종두번째 남편 데이비드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첼리스트였고, 팬데믹이 있기 두 해 전에 죽었다. 그녀는 데이비드를 몹시 아끼고 사랑했던 게 분명했고,
그녀 역시 그의 아낌과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그녀가 그의이야기를 하지 않은 지 이제 꽤 되었다. 밥은 그것을 알아차렸고, 그래서 데이비드에 대한 말을 꺼내기가 불편했다.
밥은 루시를 보고 눈을 찡그리며 말했다. "최근에 뭘 깨달았는지 알아요? 내가 예전에 술을 너무 많이 마신 이유는 겁에 질려 있었기 때문이에요. 나는 늘 겁에 질려 있어요. 하지만 지금은 매일 밤 한 잔씩만 마셔요. 어쨌든 내가 와인을 마시는 이유는 그거예요. 겁에 질려서." 그가 연기를 들이마시며 말했다. "내가 이걸 피우는 이유도 그거죠. 겁에 질려서."- P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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