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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알베르 카뮈(1913-1960).
프랑스의 식민지였던알제리의 봉도비에서태어났다. 알제대학철학과를 졸업했다.
인간의 부조리와 자유에대한 고민을 담은작품들을 발표했으며,
1957년 노벨 문학상을수상했다. 대표작으로『이방인』, 『페스트』등이있다.- P-1
서문


오래전 나는 「이방인』을 이렇게 요약한 적이 있다. <우리사회에서 자기 어머니의 장례식에 울지 않는 모든 사람은 사형 선고를 받을 위험이 있다.> 이 말이 매우 역설적이라는 것은 나도 인정한다. 하지만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은단지 이 책의 주인공은 술책을 부리려 하지 않았기 때문에사형에 처해진다는 것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사회속에서 변두리의 사적이고 고독하며 관능적인 삶을 살면서 그 가장자리를 떠도는 그는 그 사회의 이질적인 존재다.
그리고 그런 이유에서 독자들은 그를 일종의 표류자로 간주하고 싶어 했다. 그러나 과연 어떤 점에서 뫼르소가 술책을 부리지 않은 것인지 자문해 본다면, 우리는 이 인물




서문은 1958년 런던의 Methuen and Co.에서 발간한 영문판 「이방인』에 실렸다. 카뮈가 이 서문을 쓴 시기는 대략 1953년에서 1955년 사이, 다시 말해 그가 반항의 인간L‘homme révolté』의 여파로 논쟁에 휘말리면서자신의 작품과 사상을 둘러싼 각종 오해와 왜곡, 비난에 대응해야 했던 무렵으로 추정된다.- P-1
느끼는 것으로서의 진실이기는 하다. 하지만 그것이 없다면 자기와 세계에 대한 승리는 결코 가능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이방인』을 아무런 영웅적 자세를 취하지 않으면서 진실을 위해 죽음을 받아들이는 한 사내의 이야기라고 읽는다면 과히 틀리지 않은 셈이다. 나는 전에 이 작중 인물을 통해 우리에게 어울리는 유일한 그리스도의 모습을 형상화하려 했다는, 역시나 역설적인 말도 한 적이있다. 지금 나의 설명을 듣고 난 독자라면 그 말이 결코 신성 모독의 의도에서 나온게 아니라 다만 한 예술가가 자신이 창조한 인물들에 대해 응당 가질 수 있는 약간의 아이러니 섞인 애정에서 비롯된 것임을 이해하리라.

A.C.- P-1
오늘, 엄마가 죽었다. 아니, 어쩌면 어제였을까. 모르겠다. 양로원으로부터 전보를 받았다. <모친 사망. 내일 장례예정. 삼가 애도함. > 이걸론 알 수 없다. 아마 어제였겠지.
양로원은 알제에서 80여 킬로미터 떨어진 마랑고에 있다. 2시에 버스를 타면 오후 안에 그곳에 도착할 것이다. 그러면 거기서 밤샘을 하고 다음 날 저녁 무렵 집에 돌아오면 된다. 사장에게 이틀간 휴가를 달라고 했다. 이런 종류의 사유를 두고 안 된다 할 순 없었겠지만, 사장은 그리 내키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그래서 나는 <제 탓은 아닙니다>라는 말까지 했다. 사장은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 괜히 그 말을 했나보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내가 사과를 할 필요는 없는 일이었다. 오히려 사장이 내게 조의를표했어야 옳다. 하긴, 모레 내가 상복을 입고 있는걸 보면그도 그렇게 하겠지. 지금으로선, 어느 정도는 엄마가 죽지 않은 것과 같다. 하지만 장례가 끝나고 나면, 그땐 반대로 일은 다 처리된 셈이 될 테고, 그러면 모든 게 보다 공식적인 면모를 띨 것이다.-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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