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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농담 한 송이


한 사람의 가장 서러운 곳으로 가서
농담 한 송이 따서 가져오고 싶다
그 아린 한 송이처럼 비리다가
끝끝내 서럽고 싶다
나비처럼 날아가다가 사라져도 좋을 만큼
살고 싶다- P257
문보영


허수경의 시는 아름답고 아이러니하다. 그는 슬픔을 나비 보듯 한다. 나비를 눈으로 좇다 보면 어느새 사라져 있다. 아, 어디 갔지? 그것은 아름답게 나타났다가 반짝하고 사라진다. 그러나 쳐다보는 것을 멈출 수 없다. 나비는 눈을 사용하지 않고 날개로 세상을 볼 수 있다고 한다. 눈을 감고도 햇빛의 강도를 감지할 수 있으며 길을 찾을 수 있다. 허수경의 시는 눈을 감고 세상을 보는 나비와 같다. 날개로 세상을 보기. 눈을 감고 날아다니기. 그러다 문득 사라지기. 사라지고 싶을 만큼 살기. 날기.- P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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