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솔암 관음탱화의 완성으로 마침내 길상의 삶은 큰종지부를 찍는다. 삶의 비극성이 탱화의 청초한 선과현란한 색채를 통한 예술성으로 승화되는 것이다.
탱화 자체의 의미가 무엇인가 하는 것이 길상에게중요한 것은 아니다. 탱화의 완성이 주는 상징성은길상의 고독한 삶의 완성이며, 나아가 궁극적으로완성에 비유되지 않는가. 이 세계를 거친『토지』는 평화롭다.
식민지적 삶의 비극성과 운명적 비극을 인내하고대결하고 부성과 모성의 사명으로 극복한 『토지』의 인물들은 고통스런 삶을 살았지만, 그 고통으로 인해 환국과 윤국, 양현, 몽치 등의 삶이, 나아가 지금 우리의 삶이 가능하지 않은가. 따라서 「토지는 현재적이다. 「토지』는 근대 우리 민족의 비극적 삶을 초극하고 완성하기 위한, 그래서 현재적 삶의 보편성을 확보하기 위한 길고도 긴 장정이었다.
문학평론가 하응백- P-1